[뉴스토마토 이우진기자] 외국계 제약사 1위 한국화이자의 지난해 매출은 소폭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큰폭으로 감소하며 수익성이 악화됐다.
21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화이자(12월 결산법인)의 작년 회계년도 매출액은 6474억2633만원으로 전년동기 6283억2897만원보다 3%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손실이 25억3912만원으로 전년(180억7779만원)비 적자전환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96억1342만원의 순손실을 내 전년(287억8146만원)비 적자로 돌아섰다.
수익성 악화는 주력 신약의 특허만료, 새로 내놓은 의약품의 판매 부진, 희망퇴직 프로그램에 따른 퇴직금 191억원 지급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소염진통제 '쎄레브렉스'는 특허 만료 전 국내 연간 처방액이 570억원을 넘어설 정도로 시장규모가 컸으나, 지난해 6월 특허가 끝난 뒤 80여개의 복제약이 출시된 후 처방액이 지난해 중반 44억원에서 올해 1월 34억원까지 급감했다. 특히 쎄레브렉스 200mg의 가격은 677원인데 비해 최저가 복제약인 건일제약의 '쎌브록스200mg'는 385원에 불과해 가격 경쟁력이 약해졌다. 지난 2012년 특허 만료된 '비아그라'도 한미약품의 '팔팔' 등 복제약들에 밀려 시장 점유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의사의 처방 없이 구매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의 판매 부진도 수익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표적으로 세계 판매 1위 진통제로 주목 받던 '애드빌(2013년 출시)'의 매출은 2014년 11억6200만원에서 2015년 37%가량 감소한 7억2600만원에 그쳤다. 종합비타민 '센트룸'의 2015년 판매량은 2014년 대비 16% 성장했으나 일동제약의 아로나민에 1위 자리를 넘겨줬다.
여기에 도매 유통비용을 최대 0.65%까지 인상한 것도 한국화이자에게는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도매 유통비용을 인상하면 판관비의 증가로 수익성이 떨어지게 된다. 물론 제약시장에서 기존 약이 특허만료된 후 2~3년가량이 지나면 판매량이 호조로 돌아서는 경우가 많지만 기존약과 복제약의 가격이 최대 40%이상 벌어져 있어 향후에 입을 타격은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익성 악화로 한국화이자는 지난해 9월 매출 성장에도 이례적인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사측은 4년분 급여와 그 외 상여금을 제시하며 퇴직을 유도했다. 그러나 노동조합은 ERP가 수익률이 낮은 특정 부서를 타깃으로 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천막 농성을 감행하는 등 노사 대립은 극한으로 치닫기도 했다.
이우진 기자 kiy803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