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회장님 곁 '막후실세' 여사님

매일·남양, '왕여사' 건재…오리온·삼양식품, '부부경영'

입력 : 2016-03-22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이광표기자] 식품업계 회장들 곁에서 실세로 군림하고 있는 '여사님(?)'들이 이목을 끌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주 중 주주총회를 여는 매일유업(005990)남양유업(003920)은 창업주의 부인들을 일제히 최고령 등기이사로 재선임할 예정이다.
 
고 김복용 매일유업 창업주의 부인인 김인순 명예회장은 81세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왕성한 경영활동을 보이고 있다. 김 명예회장은 오는 24일 주총을 통해 등기이사로 재선임될 전망이다. 이사 재직기간만 10년차다. 그는 아들이자 매일유업 최대주주인 김정완 회장을 도와 경영 전반을 챙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 홍두영 남양유업 창업주의 미망인이자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의 어머니인 지송죽 여사도 87세의 고령이지만 아직 건재하다. 지 여사는 지난 1986년부터 비상근 사내이사를 맡은 뒤 무려 30년간 남양유업 경영을 지켜보고 있다.
 
사조산업(007160)의 이일향 이사도 15년간 이사회 멤버로 활동하고 있다. 1930년생인 이 이사의 나이는 올해로 86세.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의 어머니다.
 
'왕여사'들이 막후 조력자 역할을 하고 있다면, 2세 경영인의 부인들 중에도 그룹 내 요직을 맡으며 적극적인 경영참여에 나서는 사례가 존재한다.
 
그중 이화경 오리온(001800) 부회장은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이 부회장은 담철곤 오리온 회장의 부인이다. 오리온이 동양그룹에서 분리되기 전에는 부사장으로, 분리 이후에는 부회장으로 경영 일선에 참여하고 있다.
 
이양구 동양그룹 창업주의 둘째 딸이기도 한 이 부회장은 그룹내 실질적인 오너로 줄곧 평가받아 왔다. 실제 이 부회장은 오리온 지분 14.48%를 보유하며 남편인 담 회장(지분 12.90%)에 앞선 최대주주다.
 
임창욱 대상(001680)그룹 명예회장의 부인인 박현주 부회장은 광고계열사 '상암커뮤니케이션즈'를 이끌고 있다. 그는 임 명예회장이 불법비자금 혐의로 옥중에 있던 2005년 9월, 대상홀딩스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선임되며 남편을 대신해 그룹의 중심이 되기도 했다. 현재 대상홀딩스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부회장 자리는 계속 맡고 있다.
 
삼양식품(003230)도 부부경영을 이어오고 있다. 창업주 장남인 전인장 회장 곁에는 사장을 맡고 있는 부인 김정수씨가 있다. 그는 대형마트에 식재료를 납품하는 내츄럴삼양의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그러나 최근 삼양식품이 적자전환하는 등 부부경영의 시너지를 좀처럼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
 
윤영달 크라운제과 회장의 부인인 육명희 고문도 한때 크라운베이커리 대표를 맡았을 만큼 그룹 경영에 적극 참여한 바 있다. 그러나 신생 프랜차이즈들과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하며 쓴맛을 보기도 했다. 현재 그는 고문 역할을 맡으며 관계회사인 두라푸드의 이사를 겸하고 있다.
 
SPC그룹 허영인 회장의 부인 이미향 감사도 미대 출신으로 미적 감각을 살려 매장 인테리어 등을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해 7월 SPC그룹으로부터 매년 40억원이 넘는 회삿돈을 상표권 사용료(로열티)로 받았다는 논란이 일며 홍역을 치루기도 했다. 두달 뒤 상표권을 회사명의로 이전했지만 가족경영체제가 확고한 SPC의 '실세 여사'라는 눈총을 받기도 했다.
 
 
김인순 매일유업 명예회장(왼쪽)과 이화경 오리온 부회장. (사진제공=각사)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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