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삼양식품(003230)이 최대주주인 내츄럴삼양을 통해 제품을 유통시킨 것은 부당 지원행위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에 따라 삼양식품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부과받은 과징금 27억여원을 되돌려 받게 됐다.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삼양식품이 공정위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및 과징금처분 취소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8일 밝혔다.
삼양식품은 2008년 1월부터 2013년 12월까지 자사가 직접 개발해 판매하는 제품(NB)을 이마트에 공급하는 과정에서 내츄럴삼양을 중간 유통단계로 거치게 하는 방법으로 삼양내츄럴이 매출이익 83억9700만원을 얻게 했다.
또 2008년 1월부터 2012년 2월까지 자사 제품 중 일부에 대해서는 상품매입액의 11%에 해당하는 판매장려금을 공급단가 할인 방법으로 지급해 23억1100만원원의 경제적 이익을 얻게 했다.
공정위는 삼양식품이 실제로 유통역할을 하지 않는데도 불법으로 이익을 몰아줘 내츄럴삼양을 부당하게 지원했다고 판단,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7억5100만원을 부과했다. 2012년 12월31일 기준으로 내츄럴삼양은 삼양식품의 최대주주(33.3%)였다.
그러나 삼양식품은 "내츄럴삼양이 중간유통과정에서 실질적인 역할을 했고, 현저히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하거나 부당한 지원 의도가 없었다"며 소송을 냈다.
원심 재판부는 "삼양식품이 내츄럴삼양에 공급한 가격이 다른 대형할인점에 대한 공급가격과 차이가 없거나 유사해 '현저히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해 과다한 경제상 이익을 제공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또 "삼양식품이 내츄럴삼양에게 상품매입액의 11%에 이르는 판매장려금을 지급했고 이로 인해 내츄럴삼양의 재무상황이 호전됐다는 것만으로 내츄럴삼양의 경쟁 여건을 경쟁사업자보다 유리하게 함으로써 공정한 거래가 저해될 우려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에 공정위가 상고했으나 대법원 역시 심리불속행으로 원심판결을 그대로 확정했다. 심리불속행 판결은 소송 당사자가 주장한 상고이유가 법정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별도의 심리 없이 원심 판결을 그대로 확정하는 판결이다.
대법원 청사. 사진/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