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는 경기와 금리로 결정된다는 명제는 주식의 가치평가에 있어 기본중에 기본인 배당할인모형에 기반하고 있다. 이 모형에 따르면 주식의 가치는 미래에 발생할 것으로 기대되는 현금흐름 즉 배당을 적절하게 할인해 현재가치로 전환한 값이라고 하겠다.
이제 배당할인모형으로 최근 진행된 상승랠리를 설명하자면 기업 실적의 합으로 볼 수 있는 경기측 요인보다는 금리측 요인 다시말해 할인율의 변화가 크게 작동한 것으로 보는게 무난할 듯 하다. 그도 그럴것이 최근 시황을 들여다보면 중국 전인대 개막을 기해 인민은행은 지준율을 0.5%포인트 인하하며 유동성 공급에 나섰고 유럽중앙은행의 드라기 총재는 예상을 뛰어넘는 추가적인 금융완화를 발표했으며 유동성 이슈의 대미를 장식한 미 연준도 금리인상 회수를 연 4회가 아닌 2회 정도로 내려놓으면서 비둘기파적 면모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예상을 뛰어넘는 주요국 중앙은행의 정책공조는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가 그 촉매제였음은 증시참여자 모두가 이미 알고 있는 터다.
유동성으로 인한 상승의 랠리 그 끝자락이 어디쯤일지 예단하는 건 너무도 어렵다. 따라서 글로벌 중앙은행의 정책랠리가 일단락됐다거나 PER이 2년래 최고점에 다다라 상단이 막혔다라는 식의 증권가 일각의 신중론을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는 건 무리일지 모른다. 그렇더라도 그간 글로벌 금융완화에 편승해 랠리를 펼친 우리 코스피의 추가적인 상승을 위해선 새로운 모멘텀, 다시 말해 실적이 가세해 줘야 한다는 그들의 입장에 귀 기울여 볼 때인 것 같다. 특히나 미국과 중국의 경기모멘텀을 고려할 경우 향후 수출경기가 제한적이라면 코스피의 상승여력 역시 미약할 것이며 하락 반전 위험도 상존해 경기민감 대형가치주의 반등여력이 높지 않다는 견해는 상당한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들어 이달 20일까지의 수출은 967억6000만달러로 1년전보다 16.6% 줄었다.
시기적으로도 1분기 어닝시즌이 얼마남지 않았다. 대형주로 구성된 코스피100 기준 1분기 순익 전망은 21조원. 이는 지난해와 견줘 2.9% 감소한 수준이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이익 전망치는 최근 3주 연속 작은폭이나마 상향조정이 진행되고 있어 긍정적인 증시 분위기를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화학과 정유, 가스, 철강 등에서 상향폭이 큰 상황이다. 지수 2000을 목전에 두고 상승과 하락의 기로에 선 코스피. 상승을 원한다면 이제 실적이 답할 차례다.
허준식 시황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