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원 금통위원 "한국경제 그레이 스완 상태, 구조개혁 필요"

입력 : 2016-03-23 오후 4:11:42
[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정순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최근 한국경제를 예측 가능한 악재일지라도 해결하기 어려운 상태인 '그레이 스완(gray swan)'이라고 진단하고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위원은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가진 기자단 오찬간담회에서 "최근의 한국경제 상태는 그레이 스완(gray swan)이라는 용어보다 더 적절한 표현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그레이 스완은 완전히 예측하지 못한 악재가 발생해 시장을 충격에 빠뜨리는 '블랙 스완(black swan)'에서 파생한 말로,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하지만 마땅한 해결책을 찾기 어려운 위험 요인이 시장에 남아 있는 상황을 가리킨다.
 
중국 금융시장, 미국의 통화정책, 국제유가 등 불확실성이 높았던 요인들이 최근에는 비교적 예측 가능한 범위 내에서 움직이고 있고 주요국의 통화정책도 당분간 완화 기조를 지속할 것이란 점에서 나온 설명이다.
 
정 위원은 "국제 금융시장은 연초와 같이 높은 변동성을 특징으로 하는 스트레스 상황에서 다소간 벗어났다"면서도 "시장에는 아직 다양한 형태의 잔불이 남아있어 안심하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의 그레이 스완 상황이 "지난 30여년에 걸친 구조적 문제가 해결되는 상황이라고 볼 수도 있다"며 "최근 금융시장 내 변동성의 확대, 전세계적인 성장세 둔화, 원자재가 하락 등도 그 결과"라고 설명했다.
 
정 위원은 이에 따라 "수요 회복과 공급 개선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단기적으로는 경기 회복세 유지를 조화롭게 추진하는 가운데 장기적으로는 생산성 향상 등을 통해 성장 잠재력을 확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 위원은 "향후 10년간 글로벌 산업지형을 전망해 보면 디지털 경제로의 이행이 가속화되면서 기존의 교역재 시장은 위축되고 서비스업 등 비교역재 시장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될 것"이라며 "구조개혁과 규제완화 등을 통해 서비스업 및 첨단 산업을 육성하는 등 성장모멘텀 발굴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 모습/사진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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