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24일 “서울 은평을·송파을, 대구 동갑·동을·달성 등 (공천 결정이) 보류된 5곳에 대해 의결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선언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이를 위해 지금부터 후보 등록이 끝나는 내일까지 최고위원회를 안 열고, 의결이 보류된 5곳은 무공천 지역으로 남기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공천 과정에서 당헌당규에 따라 원칙과 정도의 길을 갔으면 벌어지지 않았을 일이 수없이 생겼다”며 “당을 억울하게 떠나는 동지들이 남긴 ‘이건 정의가 아니고, 민주주의가 아니다’, ‘불공정하기 짝이 없는 공천, 사천, 밀실공천에 불복하겠다’는 말이 가슴에 비수로 꽂힌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번 공천 과정을 보면서 저는 다시 한 번 ‘어떤 길이 진정 새누리당을 위한 길인가’라며 수없이 고뇌했다”며 “잘못된 공천을 최소한이나마 바로 잡아 국민들에게 용서를 구하는 게 최선의 길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김 대표가 언급한 지역들은 소위 ‘진박’(진실한 친박근혜) 후보들이 공천관리위원회의 공천 결정을 받은 곳이다.
대구 동갑에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 동을에 이재만 전 동구청장, 달성에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이다. 서울 송파을에는 유영하 전 국가인권위원, 은평을에 ‘뉴라이트’ 출신 유재길 후보가 공천을 받았다.
김 대표가 ‘무공천 지역’으로 남기겠다고 선언하면서 이들 지역에는 새누리당의 공식 후보가 없게 된다. 해당 후보들의 무소속 출마도 불가능하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무소속 출마를 하려면 전날 자정까지 탈당계를 제출해야 했기 때문이다.
결국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이재오, 류성걸, 유승민 의원 등은 해당 지역구에서 무소속으로 총선을 치를 수 있게 됐지만 진박 후보들은 출마 자체가 봉쇄됐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유승민-이재오 의원의 지역구 등 5곳에 대한 공천장 도장을 찍지 않겠다고 선언한 후 브리핑룸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