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적자노선을 미래성장 동력으로

폐선 직전 노선과 간이역에 관광열차 통해 생명력 불어 넣어
적자 폭 개선하고 미래성장 기틀 마련…코레일 이미지 개선에도 큰 역할

입력 : 2016-03-25 오전 8:00:00
[뉴스토마토 김용현기자] 코레일이 관광열차에 변화를 주며 눈부신 성과를 거두고 있다. 5대 철도관광벨트의 관광열차가 운영 3년만에 누적 수입 200억원을 돌파했고, 이용객은 16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특히, 관광열차를 타기 위해 새마을과 무궁화호 등 다른 일반열차를 이용한 경우도 150만명에 달해 새로운 부가 수요 창출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이바지했다는 평가다. 적자 폭을 줄이고, 코레일 이미지 개선과 함께 미래성장의 틀을 마련하는 등 세 마리 토끼를 다 잡은 것이다.
 
◇코레일이 운행중인 서해금빛열차 모습. 사진/코레일
 
 
◆코레일형 창조경제…적자노선의 환골탈태
 
산업화와 함께 교통 오지를 도시와 연결하는 역할을 했던 철도는 도로 중심의 정책에 따라 태백과 중앙, 영동 충북, 경전서 등의 간선노선 주변은 점차 낙후돼 갔다. 특히, 중부내륙지역은 석탄산업 합리화 등으로 쇠락하면서 사람들이 떠나고, 철도 이용객도 줄어 적자노선으로 전락했다. 수익성을 놓고 본다면 운행 중단도 검토할 수 있었다.
 
하지만 코레일은 공공성을 위해 철도를 유지하면서 적자노선의 수익성 개선하는 방법을 찾기로 했다. 그에 따른 고민의 결과, 전국을 아우르는 철도관광벨트를 조성하고 경쟁력을 갖춘 관광열차를 투입키로 했다.
 
코레일이 가장 주목한 것은 개발이 진행되지 않은데 따라 보존된 천혜의 자연경관이었다. 여행·레저 활동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는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착안해 전국에 5대 철도관광벨트를 조성키로 한 것이다.
 
이후 코레일은 관련 사업을 전담할 조직을 확대 개편하고 지자체, 여행사와 함께 다양한 연계 상품을 개발했다. 자연경관이 빼어난 철길·간이역에 지역 관광자원과 문화를 결합해 관광노선을 개발하고, 여기에 트렌드에 맞는 색다른 관광전용열차를 더한 새로운 상품을 만들었다. 형형색색의 디자인과 함께 개방형 전망창, 다례실, 온돌마루실, 족욕카페 등 특화된 설비를 갖춘 관광전용열차는 승무원의 차내 이벤트가 더해져 타는 것만으로도 여행이 되는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 냈다. 이는 곧 국내 관광의 붐을 일으키는 등 여행 패러다임을 바꾼 결과를 만들어 냈다.
 
2013년 4월 중부내륙관광열차 O-트레인과 백두대간협곡열차 V-트레인이 첫 운행을 시작하고 지난해까지 모두 158만7000명이 관광전용열차로 전국의 숨은 보석 같은 관광지를 찾았다. 전체 이용 수입도 208억원에 달한다.
 
특히, 5대 철도관광벨트가 모두 완성된 지난해에는 메르스와 경기침체 속에서도 이용객이 전년보다 30% 가까이 증가한 69만여명에 이르며 연간 이용 수입도 94억원에 달했다.
 
열차별로는 백두대간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V-트레인을 44만9000명이 이용해 가장 많았으며, 벨트별로는 중부내륙관광벨트(O/V-트레인)가 83만5000명에 수입도 100억원을 넘기며 가장 많았다. 열차 이용률은 세계최초 온돌마루실과 족욕카페로 인기를 모은 서해금빛열차가 93%로 가장 높았다.
 
관광전용열차는 연계 노선에도 활력을 불어 넣었다. 관광열차를 이용하기 위해 새마을과 무궁화호 등 일반열차를 이용한 경우가 150만명에 이르는 등 새로운 추가 수요가 만들어진 것이다.
 
◇코레일 관광열차 운행 이후 이용객 및 수입 변화 추이. 자료/코레일
 
 
또한, 기존 관광지가 아닌 새로운 관광 명소를 만들어 낸 것은 큰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산타마을 경북 봉화의 분천역, 전남 보성의 득량역은 추억거리와 다양한 축제로 관광객을 불러 모았고, 민통선내 위치한 경의선 최북단의 도라산역은 통일염원을 담은 테마공간 '통일플랫폼'을 개장해 새로운 안보관광 명소로 재탄생했다. 이들 역에는 작년에만 47만명이 다녀갔다.
 
특히, 그동안 관광벨트 구축으로 인한 지역경제 파급효과는 생산 유발 1456억원, 취업 유발 1840명에 이른다. 철도관광벨트가 완성된 지난해에만 633억원의 생산유발효과와 800명에 이르는 고용을 창출했다.
 
관광전용열차가 다니면서 시골마을에 관광객이 몰리고 일자리가 생기는 등 지역에 돈이 도는 선순환 구조도 만들어졌다.
 
코레일 관계자는 "적자노선에서 새로운 철도관광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돕는 코레일형 창조경영과 미래성장동력의 토대를 마련한 것"이라며 "작년 코레일이 2년 연속 1000억원대 영업흑자를 올리며 공기업 경영혁신의 대표주자로 주목받고 이미지 개선에도 관광열차가 일조한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고 전했다.
 
◆'생활철도' 만난 지역 맛집도 날개 달다
 
관광벨트 구축이 더욱 주목받는 것은 철도에 대한 인식을 바꿔놓았다는 점이다. 단순한 이동수단이라는 관점에서 벗어나 창의적인 아이디어에 새로운 가치가 더해지며 창조경제의 롤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딱딱한 철도 이미지를 벗고 즐거움과 삶의 활력소가 되는 '생활철도'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지역 맛집 등을 통한 지역상권 활성화다. 부산역에 입점한 삼진어묵은 작년 135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국 철도역 상점 950여 개 중 1위를 기록했다. 철도역이 지역의 대표 공간으로 자리잡으면서 작년에만 동대구역 삼송빵집, 익산역 삼락농정, 부산역 구포국수 등 지역의 대표 먹거리 업체들이 철도역에 점포를 냈다. 철도역 맛집의 작년 전체 매출은 300억원이 넘었고, 일자리 창출도 238개에 이른다.
 
철도역에 지역과 동반성장하는 공익매장도 선보였다. 우수 중소기업 제품 매장인 '중소기업 명품마루'에 이어 코레일은 지난해말 용산역에 지역특산물 전문매장 '농식품 찬들마루' 1호점을 열었다.
 
코레일 관계자는 "우리 농산물의 우수성을 국내외 소비자에게 알리고, 명품마루와 함께 농·상공 기반의 지역경제를 돕는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했다.
 
또한, 코레일은 청년 일자리 창출정책에 맞춰 철도역사에 청년창업 지원을 위한 매장 개발에도 나섰다. 여행객을 위한 참신한 먹거리를 개발할 수 있는 역량있는 청년 세프를 발굴하는 '스테이션 청춘셰프' 공모 사업이 대표적이다. 작년 11월 대전역에 1호점(쁘띠박스)을 낸데 이어 최근 2호점(구키빵)을 청량리역에 여는 등 순차적으로 주요 역에 새로운 먹거리 매장을 선보여 청년 CEO의 꿈을 응원할 예정이다. 청춘셰프 사업은 창업 지원에서 성과공유제까지 이어지는 신개념의 동반성장 모델 구축으로 '2015년도 공공기관 동반성장 우수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낙후한 적자노선의 위기를 새로운 아이디어와 지역상생의 사업 추진으로 미래성장의 동력을 확보하고 코레일 이미지를 개선하는 기회가 되었다"며 "앞으로도 창조경영으로 지역, 기업과 함께하는 동반성장과 사회적 책임에 충실한 국민행복 코레일을 실현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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