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고령층 가계대출자에게 각종 인센티브를 부여해 주택연금으로 전환을 유도하는 '내집연금 3종세트'가 다음달 25일 출시된다.
이 상품은 60세 이상이 주택담보대출을 주택연금으로 전환시 기존보다 더 많은 액수를 한번에 받아 대출금을 상환할 수 있게 했다. 또 아직 대상이 아닌 40~50대는 주택연금 가입 약정시 최소 0.15%의 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저소득층의 연금 수령액은 11% 가량 증가한다.
27일 금융위원회는 '내집연금 3종세트 출시방안'을 공개하고 고령층의 부채감소와 노후보장, 주거안정을 위해 맞춤형 상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 방안에 따르면, 다음달 25일부터 인출한도가 높아져 담보대출이 많은 사람도 주택연금으로 전환할 수 있다. 개인이 받을 수 있는 대출한도의 70%까지 현금으로 수령해 빚을 상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전에는 50%에 불과했다.
가령, 3억원짜리 주택을 보유한 60세의 대출한도는 42%인데, 이전엔 그 20%인 6270만원만 인출할 수 있었다면 이제는 집값의 28%인 8610만원까지 가능해졌다.
금융위는 60세 이상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평균 대출잔액이 690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대부분의 고령층이 주담대에서 주택연금으로 갈아타는 게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택연금에 가입하려면 기존 주담대를 모두 상환해야 하는데, 그동안 인출 한도가 낮아서 대출 상환에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이 25일 오전 서울 중구 금융위원회에서 내집연금 3종 세트 출시방안 사전
브리핑을 하고 있다. 다음달 25일 출시되는 내집연금 3종세트는 '주택연금 전환 상품' 및 40~50대 장년층을
대상으로 한 '주택연금 사전 예약 상품', 취약계층 대상 '우대형 주택연금' 등으로 구성돼 있다. 사진/뉴시스
인출 한도를 다 이용했음에도 주담대를 다 갚지 못하면 나머지는 알아서 상환해야 하지만, 그 초과액이 소액이면 '서울보증보험' 신용대출을 이용해 주택연금에 가입할 수 있다.
아울러 보금자리론과 주택연금을 연계하는 상품도 출시된다. 40~50세가 주택을 구입할 때 신규 보금자리론 대출을 받은 사람이 60세 이후에 주택연금을 이용할 것을 약속하면 대출금리를 0.15% 인하해 준다. 단, 인하된 대출금리로 인한 이득분은 바로 받는게 아니라, 60세 연금 전환시점에 받는다. 보금자리론 1억원을 받은 45세가 60세가 되면 148만원을 전환 장려금으로 일시에 받는 식이다.
기존의 일시상환·변동금리부 주담대를 주택연금이 약정된 분할상환·고정금리 보금자리론으로 전환하면 0.15%의 추가 금리 혜택이 주어진다.
저가주택 보유계층을 위한 우대형 상품도 도입된다. 이는 생활이 어려운 저소득 고령자가 주택연금을 신청하면 대출 이자율을 1% 포인트 낮춰줘 매달 월 지급금이 8~15% 추가된다. 예를들어, 1억원짜리 주택을 지닌 60세의 월지급금은 22만7000원에서 24만5000원으로 늘어난다. 수령액은 고령일수록 늘어나기 마련이기 때문에 80세의 경우 48만9000원에서 55만4000원으로 증가한다.
이 상품은 주택가격 1억5000만원 이하로 부부기준으로 1주택 소유자면 가입이 가능하다.
금융위는 이 내집연금 3종세트로 고령층 주담대의 14조2000억원이 감소하고 10조원의 소비진작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누적 신규가입 건수는 오는 2025년까지 48만건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본다. 지난해까지의 누적 건수가 2만6000명이다. 올해 부터 10년 동안 매년 가입자가 35%씩 증가한다고 가정한 셈이다. 주택연금은 지난 2007년 부터 시작됐다.
금융위 관계자는 "주택연금에 가입하는 것과 작은 주택으로 이사하는 방법 중 무엇이 더 좋다고 말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라며 "전자의 경우 상속액이 일부 제한될 수 있지만, 주거안정과 노후보장이란 장점이 있고 후자는 비좁은 집에서 살아야 하는 불편이 있지만, 목돈 마련이란 장점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윤석진 기자 dda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