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우진기자] 고령자와 고도근시를 가진 사람에게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진 망막박리가 10~20대에서도 발병률이 늘어나고 있다. 컴퓨터와 스마트폰 등 디지털기기 장시간 사용으로 인해 눈건강이 악화된 청소년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6년 망막박리 및 관련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10~20대 환자는 총 2만640명으로 2010년(2만2360명)비 18% 증가했다. 2014년 망막학회도 연구 결과를 통해 2009~2013년 10~20대 망막박리 환자는 총 33.8%, 10대만 놓고 봤을 때 같은 기간 50.9% 증가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망막박리란 안구의 안쪽을 덮고 있는 망막층이 찢어지면서 눈 속의 수분이 새어 들어가 망막이 안구와 들뜨는 것을 말한다. 근시가 심하거나 고령일 경우 눈의 내부를 채우고 있는 유리체가 액화되거나 흉터가 생겨 망막으로부터 밀려나는데, 위축된 유리체가 강하게 붙어있는 유리체가 망막에 강하게 붙어있으면 유리체가 망막을 잡아당겨 망막이 찢어진다.
초기 망막박리는 눈앞이 번쩍거리는 '광시증', 먼지같은 물체가 보이는 '비문증' 증상이 대표적이다. 일시적 실명이 동반되기도 한다. 마치 눈앞에 검은 장막을 친 것처럼 시야의 불편함을 호소하기도 한다. 망막에 이어 황반부가 떨어져나가면 시력이 떨어지며 물체가 일그러져 보이거나 색을 제대로 볼 수 없는 상황에까지 이른다. 최악의 경우 떨어진 망막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해 시력을 상실하는 경우도 있다.
망막박리의 발병 연령대가 낮아진 까닭은 과도한 전자기기 사용 등으로 인한 고도근시 환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2014년 대한안과학회의 연구에 따르면 2013년 12~18세 청소년의 전체 근시 유병률(-0.75디옵터)은 80.4%, 고도근시 유병률(-6디옵터)는 12%로 나타났다. 학회는 근시 환자 중 상당수가 유전적 요인보다는 전자기기 사용 등으로 인한 환경적 요인으로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즉 타 연령대에 비해 높은 전자기기 사용 시간이 망막박리 발병률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망막박리가 나타날 경우에는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 만약 망막과 안구가 아직 떨어지지 않고 틈이 생겼을 때는 틈 사이를 레이저로 굳히는 ‘레이저광응고’, 틈 사이를 낮은 온도로 얼리는 냉응고술, 눈 속에 가스를 주입하고 레이저광응고나 냉응고술을 시행하는 가스 주입술 등으로도 치료가 가능하다.
망막이 안구에서 떨어져 나올 경우에는 수술로밖에 치료할 수 없다. 수술은 실리콘으로 만들어진 스폰지나 타이어 등으로 안구를 누르고 망막과 유리체를 붙이는 ‘공막 돌륭술’, 유리체와 망막이 연결된 끈과 유리체 일부를 잘라낸 뒤 눈 속에 가스를 주입해 망막이 다시 붙도록하는 ‘유리체 절제술’ 등이 주로 시행되며 눈 안에 실리콘 기름을 주입해 망막과 유리체 사이의 간격을 없애는 수술이 필요하기도 하다.
유승영 경희대학교병원 안과 교수는 망막박리의 원인인 고도근시를 막기 위해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유 교수는 "근거리 작업을 줄이는 것과 함께 근거리 작업시 쓰이는 안구 근육을 쉴 수 있게 야외활동을 하는 것이 좋다"며 "고도근시를 막고 조기진단 및 치료를 위한 부모의 노력도 필요하다. 너무 높은 조명은 오히려 아동의 눈을 상하게 할 수 있어 적정한 수준의 밝기를 맞춰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아동의 경우 망막박리 증상을 인지하지 못해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며 "1개월이나 3개월마다 한쪽 눈을 가리고 아동이 망막박리 증상을 겪지 않는지를 확인하고 만약 비문증 등이 발생하면 지체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6년새 10~20대 망막박리 환자가 28%, 10대는 5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망막박리의 원인인 고도근시를 예방하기 위해 전자기기 사용 자제와 야외활동, 적절한 조명밝기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사진제공=뉴시스)
이우진 기자 kiy803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