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우진기자] 최근 3년간 100억원이 넘는 개량신약과 복합제가 대거 탄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약보다 짧은 기간에 적은 비용을 들여 신약만큼의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28일 의약품 시장조사업체인 유비스트에 따르면 연 실적 100억원을 돌파한 전문의약품은 2013년 10개, 2014년 18개, 2015년 15개였다. 2013~2015년 연도별 국내사는 각각 4개, 11개, 7개의 제품이 100억원 이상의 실적을 올렸다. 같은 기간 외자사는 6개, 7개, 4개를 기록했다.
외자사보다 R&D와 자본력에서 열세인 국내사가 100억원대 약물을 더 많이 탄생시킨 이유는 기존 약에 복용편의성 등을 개선한 개량신약 덕이었다. 2015년 100억원대 이상 실적을 올린 의약품 중에서 개량신약은
한미약품(128940)의 소염진통제 '낙소졸' 등 총 6개나 됐다. 토종 개량신약이 효자품목인 셈이다. 같은 기간 외자사의 개량신약은 한국아스트라제네카의 당뇨복합제 '콤비글라이즈'뿐이었다. 이는 외자사는 개량신약보다 신약 개발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량신약은 신약 대비 개발기간이 짧고 비용이 적게 들어 국내 제약업계에 신약 개발의 대안으로 떠올랐다. 2009년 출시된 한미약품의 고혈압치료제 '아모잘탄'이 연 8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며 성공하자 국내사들이 개량신약 개발에 줄줄이 착수했다.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에 따르면 개량신약 개발기간은 품목당 평균 3.1년으로 신약(9.1년) 대비 짧다. 투자금액도 품목당 약 26억원으로 신약(361억원)의 6~7% 수준에 불과하다. 기존 약의 성분을 그대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 신약 대비 안전성이 높다는 점에서 개발 실패 위험이 낮다는 것도 장점이다.
단 업계에서는 제약사의 신약개발보다 개량신약 판매만을 선호하는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개량신약 등의 이익이 급증할 경우 신약 개발보다는 기존 약을 바꿔서 판매하는 주객전도의 형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3년간 연 100억원이 넘는 개량신약이 줄줄이 탄생했다. 짧은 기간에 적은 비용을 들여 제약업계에 신약개발의 대안으로 자리잡았다. 사진은 개량신약 1호인 한미약품 '아모잘탄'.(사진제공=한미약품)
이우진 기자 kiy803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