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좋은 개살구' 1분기 해외건설, 분발했지만 수주액 ↓

1분기 수주, 작년대비 1.12배…수주액은 68% 그쳐
"수익성 고려한 선별 수주…그만큼 리스크 적어"

입력 : 2016-03-30 오후 3:19:05
[뉴스토마토 성재용기자] 올 들어 해외건설 수주 건이 연간 660억달러를 달성했던 2014년 수준으로 올라왔다. 하지만 수주금액으로는 작년 수준에 크게 미치지 못해 위기감은 여전하다.
 
30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현재까지 해외건설 수주건은 총 162건으로 2014년(165건) 수준까지 올라왔다. 이는 국제유가 하락 여파로 연간 수주액이 전년대비 69%에 그쳤던 작년에 비해 1.12배 증가한 수준으로, 연초부터 해외수주에 기대감이 높아지고는 있다.
 
지역별로는 아시아 101건, 중동 21건, 아프리카 16건, 중남미 10건 등으로 최근 이어지고 있는 중동 외 지역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중동도 작년(9건)에 비해 증가했지만, 2014년(36건)에는 부족한 상황이다.
 
그동안 국내건설사들이 아프리카, 중남미 등 신시장 개척에 공을 들여온 것이 올 들어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수주금액을 들여다보면 예년 수준을 회복했다고 보기 어렵다. 이 기간 수주금액은 총 90억달러로, 지난해(132억달러)의 68% 수준이다. 2014년(175억달러)에 비해서는 51%에 불과해 절반을 간신히 넘겼다.
 
역시 중동에서의 발주량 감소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중동 수주금액은 31억달러로, 작년(40억달러)에 비해서는 23%가량 줄어들었으며 2014년(138억달러) 기준으로는 무려 77%가 빠졌다. 같은 기간 중남미(12억달러)와 아시아(32억달러) 역시 작년에 비해 각각 68%, 33% 감소했다.
 
공종별로는 토목(37억달러, 2.71배)과 전기통신(5억달러, 1.67배)만 증가하고 나머지 용역(1억달러, -91%), 건축(10억달러, -49%), 플랜트(산업설비, 51억달러, -36%) 등은 작년에 비해 줄어들었다.
 
저유가에도 불구하고 싱가포르(17억달러), 베트남(10억달러) 등 아시아권과 파나마, 멕시코(이상 6억달러) 등 중남미 그리고 쿠웨이트(29억달러) 등 중동에서도 노후된 필수 인프라 교체 등 토목 사업과 전기통신 중심으로 발주가 이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체별로는 지난해 연간 수주 1~3위를 차지한 현대엔지니어링, 삼성물산(000830), GS건설(006360) 등이 여전히 상위권에 자리 잡은 가운데 4위였던 SK건설은 911만달러로 저조하고, 대림산업(000210)(9위), 삼성엔지니어링(028050)(16위) 등은 올해 '마수걸이' 수주 소식을 아직 전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 7위 였던 한화건설의 경우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대우건설(047040)과 함께 150억~200억달러 규모의 신도시 개발사업을 수주했으나, 본계약 이전이라 실적에 반영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단순 도급 사업만 수주하던 기조에서 투자개발형 사업으로, 중동 일변도에서 아프리카, 중남미 등 신시장으로 해외건설 수주 트렌드가 전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해건협 관계자는 "그동안 양적 수주에서 양질의 사업을 수주하는 트렌드로 바뀌고, 수주 지역 역시 신시장 개척에 공을 들여온 것이 본격적으로 빛을 발하고 있다"며 "대형 프로젝트 하나로 수주 실적이 급변하는 만큼 아직까지 올 한 해 전체 수주 전망을 하긴 섣부르지만, 건설사들이 수익성 위주로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대형건설 A사 관계자는 "경쟁력 있는 시장에서 양질의 프로젝트에 집중한다는 전략에 따라 수주를 하고 있다"며 "예년과 달리 수익성을 고려한 선별 수주인 만큼 시장에서 우려는 잠재적 부실 규모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GS건설이 수주한 14억6000만달러 규모의 싱가포르 빌딩형 차량기지 'T301 프로젝트' 조감도. 자료/뉴스토마토 DB.
 
성재용 기자 jay111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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