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광표기자] 신제품 출시 후 소비자 입소문을 타며 초도물량이 조기에 동이 나는 식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허니버터칩' 때와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업체들의 의도된 노이즈 마케팅 전략이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가 나오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오리온의 초코파이 바나나다 . 지난 22일
오리온(001800)은 공식 페이스북에 돌연 신제품에 품귀에 대한사과문을 올렸다.
오리온측은 "생산라인을 24시간 풀가동하고 있는데도 물량 부족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충분한 양의 제품을 준비하지 못한 점에 대해 사과드리며 4월 중 생산 라인을 추가해 물량을 늘리겠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일부러 물량을 줄여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노이즈 마케팅'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초코파이 바나나 생산량은 현재 초코파이 오리지널(연간생산량 5억 개)의 절반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출시 초기부터 생산 물량을 조절해 공급 부족현상을 유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더욱이 현장에서는 절대 구매할 수 없는 상황이 아님에도 사과문을 올려 관심을 끌려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형마트 한 관계자는 "구체적 수치는 밝히기 어렵지만 애초부터 입고 물량이 적어 구매가 더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다"면서도 "꾸준한 판매량에 비해 품절까지는 이어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온라인에서도 이를 지적하는 글도 올라오고 있다. 'mojimoji'의 아이디의 누리꾼은 "편의점 구매는 어렵지만 마트에 가니 쉽게 찾을 수 있었다"고 말하는가 하면 'bigo' 아이디의 누리꾼은 "노이즈마케팅 너무 심하다. 동네마트는 몰라도 대형마트 가면 널렸던데"라고 꼬집었다.
해태제과의 최근 선보인 타코야끼볼도 비슷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 해태제과측은 2개월을 예상하고 준비한 물량이 조기에 판매가 끝나 18일부터 24시간 생산체제에 들어가며 공급량을 늘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허니버터칩 출시 당시 공급 부족사태로 오히려 큰 홍보효과를 누려 본 경험이 있는 만큼 이번 신제품도 학습된 마케팅 전략 아니냐는 의구심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전형적인 '노이즈 마케팅'이라고 지적한다. 의도적으로 제한된 물량을 공급해 소비자들이 구하기 힘들어 더 갖고 싶도록 만드는 전략이라는 것.
업계 관계자는 "출시 초기에 품귀현상이 나타나면 구매욕구를 자극하는 심리를 이용하려는 것"이라며 "공급물량이 달리는 것을 적극 알려 허니버터칩 때와 같은 홍보효과를 노리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리온이 22일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초코파이 바나나의 물량 부족을 언급하며 올린 사과 글(왼쪽)과 초코파이 바나나 제품. (사진/오리온 페이스북)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