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3대 변수, 야권연대·몰아주기 표심·공천파동

야권후보 단일화 지지부진하면 유권자들 '아래로부터의 단일화' 시도할 수도
여권 무소속연대 파괴력 관심…김무성 대표, 대구 표심 관리 부심

입력 : 2016-03-30 오후 6:03:42
총선이 불과 2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여야는 최대 승부처로 모두 수도권을 꼽고 있지만 ‘일여다야’ 구도에서 판세는 짙은 안개에 싸여 있다. 야당의 텃밭인 호남에서는 지역 맹주 자리를 놓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의 사활을 건 혈투를 벌이고 있다. 새누리당의 지지 기반인 영남은 공천 파동의 부산물인 '무소속 연대'의 돌풍이 변수다.
 
더민주-국민의당-정의당 야권연대는 성사될까
 
최대 변수는 야권의 후보 단일화 여부다. 최근 발표된 언론들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다수의 새누리당 후보가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야권 후보들의 지지율을 합할 경우 선두 자리가 바뀌는 경우가 많다.
 
이런 양상은 수도권에서 더 뚜렷하다. 서울 강동을의 경우, 28일 중앙일보와 엠브레인 여론조사 2위를 차지한 더민주의 심재권 후보(28.8%)와 3위 국민의당 강연재 후보(8.8%)의 지지율을 합하면 37.6%로 새누리당 이재영 후보 지지율(33.1%)을 앞지르게 된다.
 
서울 영등포을은 23일 KBS와 연합뉴스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나온 여론조사 결과 2위 더민주 신경민 후보(28.2%)와 3위 국민의당 김종구 후보(12.9%)의 지지율을 합하면 새누리당 권영세 후보(38.4%)를 앞선다.
 
더민주 진영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은 30일 야권연대에 부정적인 국민의당을 향해 “여당의 위치가 아니라 정부·여당의 독주를 막아야 할 야당의 위치에 있다면 국민들의 요구인 야권통합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야권연대에 적극적 태도를 보여야 된다”며 국민의당을 압박했다.
 
문제는 시간이다. 투표용지 인쇄가 시작되는 내달 4일 이전에 단일화를 성사시키지 않으면 야권연대의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전략적 몰아주기 표심' 작동할까
 
또 다른 변수는 야당 중에서 한 정당에 표를 몰아주는 민심이 형성될지 여부다. 수도권에서 후보 단일화 논의가 지지부진할 경우 야권 지지자들 '아래로부터의 단일화' 즉, 자발적으로 선택과 집중을 한 후 한 당으로 몰아주는 투표가 이뤄질 수 있느냐는 것이다.
 
더민주나 국민의당 후보 가운데 당선 가능성 있는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는 것인데, 최근 국민의당 수도권 후보들이 안철수 대표를 제외하고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어 이같은 현상이 일어날 경우 표가 쏠리는 당은 더민주가 될 공산이 크다.
 
호남 유권자들 특유의 ‘전략적 몰아주기’ 여론도 변수다. 호남은 어느 순간 자신의 정체성이 투영된 정당이라는 결론이 내려지거나, 자신들이 밀어주는 정당이 다른 지역에서도 성과를 거둬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몰아주기 투표 행태를 보여왔다.
 
무소속 연대 힘 받을까
 
새누리당 공천 파동의 여파는 또 하나의 중요한 변수다. 이른바 ‘진박 마케팅’ 등 박근혜 대통령의 입맛에 맞는 인물들로 공천이 이뤄진 것이 본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 강남의 강석훈 후보와 조윤선 후보, 대구의 윤두현 후보와 하춘수 후보 등 친박계 주요 예비후보들이 당내 경선에서 탈락한 것은 '박근혜 공천'의 역풍이 이미 시작된 조짐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특히 대구 지역 출마자들 사이에서 이런 우려는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의외의 후보들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새누리당 대구시당은 후보들의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30일 김무성 대표의 지원을 긴급 요청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이날 저녁 대구를 찾아 새누리당 후보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그러나 마음은 편치 않아 보인다. 당 대표라는 점에서 새누리당 후보를 지원해야 하지만 유승민 의원 지역구를 무공천하면서 결과적으로 무소속 의원을 지원하는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역풍 분위기를 타고 탈당 후 무소속 출마자들의 연대도 힘을 받고 있다. 무소속 연대가 세력을 확장하면서 이들의 움직임도 이번 총선의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임태희 후보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도권 외 무소속 출마자들과도 접촉을 하고 동참 의사를 받았다”며 “박승호(경북 포항북), 이철규(강원 동해·삼척), 김준한(충북 청주 흥덕) 무소속 후보 3인이 추가로 연대에 합류했다”고 밝혔다.
 
특정 후보들에 대한 지지율은 물론 당 지지율도 연일 하락하고 있다. SBS가 TNS에 의뢰해 지난 26~28일 사흘간 전국 성인 103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지지율은 전달 대비 5.8%포인트 급락했다. 특히 수도권 지지율은 전달 대비 9%포인트나 폭락해 새누리당에 위기감을 안겨주고 있다.(중앙선거여론조사 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청 별관에 마련된 제20대 국회의원선거 제2차 사전투표 모의체험장에서 관계자들이 투표용지와 본인 확인기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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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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