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준상기자] “로보어드바이저업계는 사람의 개입 없이 직접 고객자산을 운용하는 단계까지 가능한 상황입니다. 업체들은 이미 준비가 완료됐으며, 정부의 구상보다 빠른 속도로 서비스가 시행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31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제1강의장에서 열린 ‘로보 어드바이저를 활용한 자산관리와 향후 전망’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세미나에 앞서 진행된 로보어드바이저 업계와의 간담회에서 나온 각 업체의 입장과 정부의 구상에 대해 설명했다.
정부는 올해 로보어드바이저를 총 4단계의 절차를 거쳐서 육성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1단계는 자문인력이 로보어드바이저 자산배분 결과를 활용해 고객에게 자문하는 것이고, 2단계는 운용인력이 로보어드바이저 자산배분 결과를 활용해 운용하는 것이다. 3단계는 사람의 개입 없이 로보어드바이저가 전면에 나서 고객에게 자문을 하고, 4단계는 사람의 개입 없이 직접 고객 자산의 운용까지 맡는 방식이다.
황 회장은 “현재 업체들은 곧바로 4단계까지 갈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이라며 “정부의 구상보다 빨리 진행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이와 관련해, 정부는 로보어드바이저의 유효·적합성을 시장에서 검증하겠다는 방침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검증방법에 대해서는 로보어드바이저 오픈 베타서비스를 열고 각 업체가 포트폴리오를 공개적으로 등록해 운용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이곳에 돈을 맡기고, 등록된 포트폴리오에 따라 운용을 하면서 해당 알고리즘이 정상 작동하고, 예상 수익률이 나오는지 그리고 투자자 보호는 잘되는 지 등 전부 확인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테스트 후 결과가 만족스러운 회사들에게 4단계 서비스를 허용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황 회장은 이러한 정부의 입장에 공감한다고 했다. 그는 “협회에서도 공무원 등이 로보어드바이저 알고리즘의 적정성을 들여다보는 것보다 시장을 통해 검증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며 “공개 테스트가 빨리 진행되면 서비스 시행 역시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 회장은 비대면일임계약의 범위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국한된 것에 대해서는 “좀더 범위를 넓혀서 로보어드바이저에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포트폴리오에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지수증권(ETN) 등을 편입해서 자산배분을 주특기로 삼는 곳들이 활발히 활동하기 위해서는 ETF가 다양해지고 유동성도 좋아져야 하며 해외ETF도 쉽게 편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회장은 “로보어드바이저는 자산운용업계의 미래라고 생각한다”며 “향후 간담회를 계속 열어 업계의 건의사항과 입장 등을 정부에 보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는 유안타증권과 대우증권 등의 담당자가 참석했다. 이 중 유안타증권은 실적과 수급, 차트 등 3가지의 교집합을 통해 매매타이밍을 제공하는 시스템에 대해 설명했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31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13층 제1강의장에서 열린 ‘로보 어드바이저를 활용한 자산관리와 향후 전망’ 세미나에 참석해 현재 업계와 정부의 입장에 대해 설명했다. 사진/권준상 기자
권준상 기자 kwanjj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