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이어 방산…한화의 '선택과 집중'

거침없는 인수합병에 실적까지 가시화…한화만의 성공 스토리

입력 : 2016-03-31 오후 5:55:49
[뉴스토마토 남궁민관기자] 한화가 인수합병(M&A)을 통해 그룹의 주축인 방산사업을 크게 강화한다. 때마침 지난 5년여간 집중 육성해온 태양광 사업의 성과가 가시화되면서, 이번에도 한화의 '선택과 집중'이 빛을 볼 수 있을지 재계 안팎의 관심이 뜨겁다.
 
한화의 방산계열사인 한화테크윈은 최근 두산DST 매입을 위한 본입찰에서 입찰가 6950억원을 써내 LIG넥스원을 따돌리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앞서 한화는 지난 2014년 11월 삼성의 방산계열사인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를 인수하는 등 공격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한화는 이번 두산DST 인수를 통해 국내 1위를 넘어 글로벌 10위 방산업체로 성장하겠다는 계획이다.
 
시장의 평가도 호의적이다. 두산DST가 보유한 방산기술을 확보함에 따라 사업 포트폴리오가 확대되는 동시에, 기존 (주)한화와 한화테크윈, 한화탈레스가 보유한 기술들과 적절한 시너지를 발휘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룹 내 방산부문 매출 규모도 3조원(지난해 기준 (주)한화 1조1000억원, 한화테크윈 1조2000억원, 한화탈레스 7000억원, 두산 DST 7000억원)에서 3조7000억원으로 커지게 된다.
 
(주)한화는 유도무기체계, 탄약체계, 무인 및 수중 감시체계, 한화테크윈은 포병장비 및 정비사업, 항공기 엔진, 한화탈레스는 지휘통제체계, 전술통신체계, 감시·정찰체계, 지대공유도무기체계 등이 주력이다. 두산 DTS가 보유한 기동무기체계는 한화테크윈과, 대공·유도무기체계와 발사체계, 항법장치 등은 (주)한화, 한화탈레스와의 협업이 가능해졌다.
 
한화 관계자는 "방산업체들은 보유한 기술력 및 포트폴리오에 대한 보안이 심해 인수를 위한 실사작업 전까지 두산DST에 대한 정보가 그리 많지 않았다"며 "막상 들여다보니 레이더 부문에서 뛰어난 기술력을 갖추고 있어 기대보다 다양한 분야에서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화테크윈은 한화탈레스를 포함한 사업영역을 기반으로 두산DST의 항법장치, 대공·유도무기체계 부문을 추가하면서 종합 항공 분야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됐다"며 "한화탈레스 지분 추가 인수를 고려하면 항공 관련한 무기, 시스템, 장비 등을 생산하는 유일한 업체로 부각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 대한 인수전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한화의 방산사업 확대는 거침없는 인수합병을 통한 신성장동력 확보라는 차원에서 태양광 사업과도 비교된다. 앞서 한화는 지난 2010년 8월 중국 솔라펀파워홀딩스에 이어 2012년 10월 독일 큐셀을 인수하며 한화케미칼과 함께 태양광 사업의 수직계열화를 구축했다. 여기에다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전무가 태양광 사업을 진두지휘하면서 그룹 차원의 힘도 실렸다. 한화큐셀은 지난해 7660만달러(약 89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5년여의 적자 탈출에 성공했다. 대한생명 등 굵직한 인수합병으로 성공 신화를 써온 김승연 회장의 힘이기도 하다.
 
사진/뉴스토마토
 
남궁민관 기자 kunggi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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