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어희재기자] 산유국과 비산유국의 회동을 앞두고 이란이 원유 수출량을 늘리며 산유랑 동결 기대감에 찬물을 끼 얹었다. 전문가들은 이란의 수출량이 꾸준히 증가할 가능성을 감안해 이달 역시 원유 시장의 수급이 개선되기 어렵다는 전망을 제기했다.
이란 페르시아만의 석유 생산 플랫폼. 사진/로이터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비잔 남다르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은 “3월 이란의 원유 수출량이 하루 평균 200만배럴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WSJ에 따르면 이란의 원유 수출량은 핵 협상이 타결된 지난 1월16일 당시와 비교해 두 배 증가한 것이다. 특히 이란의 핵 협상 타결로 경제 제재가 해제된 이후 이란의 원유 수출이 증가하는 것은 필연적이나 그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는 것에 전문가들은 주목했다.
지난 8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올해 8월쯤 이란의 하루 평균 원유 수출량은 200만배럴을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으나 이보다 5개월 가량 앞선 시점에서 200만배럴을 돌파한 것이다.
게다가 이란의 산유량 증가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잔가네 석유장관은 “경제 제재가 부과되기 이전 수준으로 원유생산과 수출을 늘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오는 17일 회동에서의 산유량 동결 전망에 제동이 걸렸다.
지난달 사우디와 러시아를 포함한 산유국과 비산유국들은 17일 카타르 도하에서 회동을 같기로 합의했다. 일찍이 이란이 불참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면서 전문가들은 이 자리에서 이란을 제외한 국가들이 산유량을 동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러나 지난 1일 사우디가 이란이 이에 동참하지 않을 경우 사우디 역시 산유량 동결에는 합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모하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자는 “17일 회동에서의 산유량 동결 합의는 모든 산유국과 비산유국의 합의 하에만 이뤄질 수 있다”며 “누군가 생산을 늘린다면 사우디 역시 증산에 동참할 것”이라고 입장을 표명했다.
전문가들은 17일 회동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위해서는 이란이 산유량 동결에 참여해야 하지만 현재로써는 이란이 증산을 계획하고 있어 이 모든 기대감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2분기 원유시장의 공급 과잉 우려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유가의 하락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제 유가는 40달러를 눈앞에 두고 상승세가 꺾인 상황이다.
브라이언라로즈 ICAP 애널리스트는 “지난 2월 26.41달러까지 하락했던 유가가 3월 고점까지 약 46%나 반등했다”며 “현재는 기술적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시점”이라고 말했다.
WSJ은 이달 회동에서 산유량 동결 등 펀더멘털의 변화가 있지 않을 경우 유가는 다시 저점을 테스트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어희재 기자 eyes4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