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에 살어리랏다"…분양권 거래총액·매매가 상승률, 강남 웃돌아

1분기 분양 호조…작년부터 거래량 등 증가
"주거 환경 개선으로 수요 몰려…강남과 가격차 줄어들 것"

입력 : 2016-04-04 오후 4:41:51
[뉴스토마토 성재용기자] 올 들어 주택공급 과잉 우려와 주택담보대출 심사 강화, 4.13 총선 등의 요인으로 신규아파트 청약시장이 주춤한 가운데 서울 강북권 분양시장은 활기를 띠고 있다. 강북권은 지난해 아파트 거래량이나 매매가, 분양권 거래 등이 호조를 보인 바 있어 향후 강남권과의 가격차를 좁힐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4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서울 강북권에서 5개 단지, 1196가구가 일반에 공급됐으며, 총 1만2855명이 청약, 평균 1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국(7대 1), 경기(2대 1) 경쟁률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이런 분위기는 작년부터 감지됐다. 아직 집값은 강남권에 못 미치지만 지난해 이후 주택수요가 몰리면서 강북의 아파트 매매·전세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고, 가격상승률 역시 강남권을 앞질렀기 때문이다. 특히, 마포·성동·서대문구는 강북 '빅3'로 불리면서 주택거래량이 강남3구 턱밑까지 추격했다. 아파트 분양권 거래 총액은 강북 빅3가 강남3구를 이미 뛰어넘었다.
 
리얼투데이가 지난해 서울 지역 아파트 실거래가와 거래량을 분석한 결과 증가율이 가장 높었던 지역은 80%를 기록한 서대문구로 나타났다. 이어 성동구와 마포구가 각각 61%, 59%씩 증가했다. 양천구에 이은 증가율 3, 4위다.
 
반면, 인기 주거지로 분류되는 강남구와 서초구는 같은 기간 10%, 18% 줄었다. 강북 빅3는 2013년만 하더라도 강남3구 거래량의 30%에 불과했지만 현재 81%까지 치고 올라왔다.
 
심지어 분양권 거래는 강남권을 웃돌았다. 지난해 성동구와 서대문구 아파트 분양권 거래총액은 각각 4879억원, 3963억원으로 강남구(2466억원), 송파구(2288억원)를 제치고 서울에서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아파트값도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강남-북 집값 차가 빠른 속도로 좁혀지고 있다. 10년 전인 2006년 3월부터 올 3월까지 아파트 매매가를 비교한 결과, 2006년 3.3㎡당 1599만원(강남 2879만원)까지 벌어졌던 집값 차이가 지난달 1172만원(강남권 2599만원)으로 10년새 427만원(2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전만하더라도 강남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던 강북 집값이 5분의 3 수준까지 올라온 것이다.
 
전문가들은 새 아파트 효과와 젊은층 유입을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들 지역은 기본적으로 도심 접근성이 좋은데다 최근 재개발 사업으로 대규모 새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주거환경이 개선됐다.
 
여기에 시장 침체기였던 2009~2013년 분양에 나섰다 고배를 마신 강북의 전용 85㎡ 이하 중소형 아파트값이 전세난을 틈타 크게 오른 반면, 강남권의 경우 지난해 주택경기 호황으로 반등에는 성공했으나 가격 상승 속도가 상대적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강북권을 중심으로 뉴타운·재개발 사업이 활발히 이뤄진데다 종로, 광화문, 여의도에 직장을 둔 20~30대 실수요자들이 30분대면 출퇴근할 수 있고 집값도 아직은 강남보다 저렴해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 부동산전문위원은 "강북권에 생활 인프라가 갖춰지면서 주요 수요층도 두터워지고 있다"며 "최근 재개발 사업에 속도가 붙으면서 강북 도심 강세는 당분간 계속돼 강남과의 집값 격차가 더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서울 강북권 부동산시장의 분양권 거래총액과 매매가 상승률이 강남권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달 11대 1의 경쟁률로 1순위에서 마감된 '힐스테이트 녹번' 견본주택 내. 사진/뉴스토마토 DB.
 
성재용 기자 jay111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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