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용현기자] 신도시 개발이 한창 진행 중인 지역을 중심으로 인근 분양물량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상업·업무시설이나 교육시설, 교통 등이 체계적으로 들어서는 신도시와 달리 주택만 공급되면서 기반시설 부족으로 청약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1년 전인 지난해 4월 첫 분양을 시작한 남양주 다산신도시는 지난해 공공분양 3개 단지를 비롯해 총 7개 단지에서 공급된 7300여가구가 모두 완판 됐다.
반면, 신도시 프리미엄을 기대하며 분양에 나섰던 지역 내 다른 단지들은 청약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금융결제원 청약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이후 지난달까지 1년간 다산신도시와 별내신도시를 제외한 남양주에서 분양에 나선 단지는 총 8개 단지, 4349가구에 달한다. 이 가운데 1개 단지만이 순위 내 마감을 기록했을 뿐 나머지 7개 단지는 미분양으로 남았다. 청약통장을 사용하는 1순위에서 마감된 단지는 단 한 곳도 없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2월말 기준 남양주시 미분양 아파트는 1000가구에 달한다. 2900가구가 넘는 한 단지가 임대와 분양을 한창 진행 중인 것을 감안하면 통계에 잡히지 않은 불꺼진 아파트는 실제로는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이 단지를 공급한 A건설사의 경우 인근 지역에서 미분양 물량에 대한 임대와 분양을 병행하고 있다.
남양주 지금동 중개업소 관계자는 "다산신도시나 별내 등은 그나마 서울과 가깝고, 경의중앙선과 광역버스, 도로교통까지 잘 갖춰져 있는데다 학교나 마트 등이 함께 들어서면서 관심이 높은 것"이라며 "같은 남양주 내에서도 입지 차이가 워낙 커 서울과 조금 먼 곳으로는 인근 지역 내 수요자 외에는 큰 관심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미분양 물량이 소진되지 못한 채 계속해서 쌓이고 있지만 남양주에서는 이달에도 2000가구의 매머드급 단지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3000가구에 가까운 대규모 공급이 진행됐지만 불꺼진 아파트로 전락한 남양주의 한 단지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2000가구가 넘는 대규모 미분양 물량이 남아있는 김포(2278가구), 파주(2470가구), 화성(2695가구) 등 다른 수도권 지역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들 지역에는 대표적 신도시인 한강이나 운정, 동탄2가 위치해 있지만 인근 미분양 물량이 상당히 쌓여 있다.
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미분양 통계에 강제성이 없다보니 실제 집계되지 않은 미분양 물량은 이보다 훨씬 더 많다는 것은 업계에서는 누구나 아는 것"이라며 "신도시 내에서 분양한 단지들은 지속적으로 수요자들의 관심이 이어지면서 소진이 되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단지들의 경우 분양 당시 대규모 미분양이 쌓이면 지역 내에서도 악성으로 찍혀 물량 해소에 애를 먹게 된다"고 말했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