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동 현대ADM바이오 공동대표 겸 회장(전 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
이전 글에서는 암세포가 자기 생존에 유리한 환경을 어떻게 조성하는가를 살펴보았습니다. 이번 글의 질문은 이것입니다.
“암은 어떻게 다스려야 하는가?”
답은 단순해 보일 수 있습니다. 암세포가 스스로 살아남기 위해 만들어 놓은 환경을 무너뜨리는 것입니다. 그러나 실제 치료 현장에서는 이 접근이 결코 쉽지 않습니다.
화학 항암제의 한계 – 강력하지만 비선택적인 공격
가장 전통적인 방법은 화학 항암제를 사용해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것입니다. 화학 항암제는 빠르게 증식하는 세포를 표적으로 삼기 때문에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선택성입니다. 화학 항암제는 암세포뿐 아니라, 분열이 활발한 정상 세포까지 함께 공격합니다. 그 결과 환자들은 치료 효과와 동시에 심각한 부작용과 회복 부담을 감내해야 합니다.
이 때문에 항암치료에는 반드시 휴지기가 필요합니다. 정상 세포의 회복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지요. 그런데 이 휴지기 동안에 암세포는 더욱더 굳건한 방어막을 형성하게 됩니다. 정상 세포들의 회복에 필요한 영양분을 다 가져가 보다 빨리 회복하고 지원군들을 동원해 더 강력한 철옹성을 구축하는 것이지요.
신호 차단 전략의 현실적 한계
한편, 이러한 우군 세포들과 암세포 사이의 신호 전달 체계를 정밀하게 차단하려는 시도도 이어져 왔습니다. 그러나 생체 내 신호 네트워크는 매우 복잡하며 특정 신호만을 정확히 차단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의도치 않은 부작용이 발생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대안적 접근 – ‘에너지 대사 환경’을 정상화하다
보다 현실적이면서도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접근은 암세포가 주변 세포들을 병리화하는 에너지 대사 환경 자체를 정상화하는 것입니다.
앞선 글들에서 말씀드렸듯이 암 미세환경에서는 세포들이 정상적인 대사 균형을 잃고, 특정 에너지 경로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상태로 굳어집니다. 이로 인해 면역세포들은 본래의 방어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게 됩니다. 반면, 주변 환경이 정상화되면 면역 기능은 스스로 회복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저희가 개발 중인 페니트리움이 추구하는 치료 개념입니다.
페니트리움과 Autophagy(자가포식)
우리 몸의 세포에는 ‘Autophagy(자가포식)’라는 기본적인 항상성 유지 기능이 있습니다. 용어 대로면 ‘자기를 잡아먹는다’라는 뜻입니다. 조금 과격하게 들리실 수 있겠지만 세포가 손상된 단백질이나 소기관을 스스로 정리하고 재활용하는 과정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과정은 특히 미토콘드리아 기능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페니트리움의 핵심 성분인 ‘니클로사마이드(Niclosamide)’는 여러 연구에서 미토콘드리아 기능 교란 및 autophagy 유도와 연관되어 보고됐습니다.
특히 에너지 항상성이 이미 무너진 병리적 세포에서는 이러한 대사 스트레스가 세포 생존을 유지하지 못하고 사멸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시되고 있습니다.
니클로사마이드의 역사 – ‘에너지 차단’이라는 공통점
니콜로사마이드는 1950년대 바이에르사가 개발한 약물로 수중 진드기 퇴치용으로도 사용되었습니다. 호수 등에 사는 수중 진드기는 과활성화되면 끈적끈적한 물질을 만들어 호수의 산소 공급을 차단합니다. 당연히 호수에 사는 다른 생물들이 산소가 부족해져 죽은 호수로 변하게 되지요.
인체 내에서 니콜로사마이드는 구충제, 특히 편충 구축에 사용되었습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은 니콜라사마이드가 편충은 퇴치해주지만, 그 알은 퇴치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이는 바로 니콜로사마이드의 작동기전과 긴밀히 관련이 있습니다. 기생충은 숙주의 영양분을 이용해 활발한 에너지 대사를 유지해야 생존할 수 있습니다. 니클로사마이드는 이들의 미토콘드리아 에너지 생산을 방해함으로써 생존을 어렵게 만듭니다.
반면, 에너지 소모가 극히 낮은 기생충의 알에는 상대적으로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이 차이는 에너지 의존성의 정도가 약물 반응성을 결정한다는 대목을 시사합니다.
페니트리움 – 병리적 대사 상태를 ‘정상 범위’로 되돌리다
이렇듯 니콜로사마이드가 미토콘드리아의 에너지 대사에 간여한다는 논문은 많았지만 이는 대부분 세포실험 단계였습니다. 니콜로사마이드가 생체에 남아 있는 시간이 매우 작다 보니 신진대사가 이루어지는 생체에서의 시험은 불가능에 가까웠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니콜로사마이드는 물에 닿으면 금방 결정체로 변해 약물로서 기능을 상실하기 때문입니다. 니콜로사마이드를 주사제로 개발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페니트리움은 니클로사마이드의 체내 흡수율을 개선한 경구제 약물입니다. 따라서 기존에 세포 수준에서 관찰되던 대사 조절 효과를 생체 환경에서 검증할 수 있도록 한 제형입니다. 이를 통해 그동안 대부분 세포시험에서만 얘기되었던 니콜로사마이드의 에너지 대사 간여 기전을 생체에서 확인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페니트리움은 암 주변 세포들에 대사 스트레스를 유도함으로써, 병리적 상태를 유지하기 어려운 환경을 만들고, 그 결과 정상적인 면역 기능이 작동할 수 있는 조건을 회복시키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그리고 우리 회사는 그 기전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어떻게 정상 세포들은 안 건드리고 병리화된 보조 세포들만 선택적으로 제거함으로써 암 주위 환경을 정상화 시키느냐고요? 다음 글에서 자세히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조원동 현대ADM바이오 공동대표 겸 회장/ chow424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