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민성기자] 샤오미가 인도로 눈을 돌리고 있다. 자국(중국)에서 확고한 기반을 잡은 만큼 다음 타깃을 인도로 설정하고 글로벌 무대로 발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중저가의 보급형에 강점을 지니고 있는 만큼 중국과 흡사한 시장의 특성도 감안했다는 평가다.
5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샤오미는 인도의 콘텐츠 기업 헝가마 디지털미디어엔터테인먼트의 2500만달러(약 288억원) 투자계획에 참여한다. 정확한 투자액은 알려지지 않았다. 인도는 오는 2017년 연간 1억8410만대의 스마트폰이 판매돼 미국(1억7000만대)을 제치고 중국(4억6280만대)에 이어 세계 2위의 스마트폰 시장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성장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
헝가마는 700여개 콘텐츠 제작사와 제휴를 맺고 있으며 영화 8000여편을 서비스 중이다. 이용자는 6500만명으로 인도 최대 콘텐츠 공급사다. 샤오미는 헝가마가 제공하는 콘텐츠를 자사 플랫폼에서 서비스할 예정이다. 레이쥔 샤오미 회장은 “인도가 올해 샤오미의 주요 공략시장이 될 것이며, 사업영역을 스마트기기 이외 시장으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휴고 바라 샤오미 부사장도 “이번 투자는 헝가마의 콘텐츠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것 외에도 함께 성장하기 위한 것”이라며 “헝가마가 갖고 있는 방대한 콘텐츠와 서비스 경험을 신중하게 검토해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샤오미의 행보는 인도 스마트폰 시장을 겨낭했다는 분석이 짙다. 콘텐츠 등 인터넷 서비스 시장 공략을 통해 샤오미 스마트기기의 보편화를 이루겠다는 계획이다. 바라 부사장은 "인도에서 사용자층이 두터워지고 4G(4세대 이동통신) 망이 계속 성장함에 따라 샤오미 기기를 통한 디지털 미디어 소비도 늘어갈 것"으로 기대했다.
반면, 샤오미의 인도시장 성적표는 신통치 않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샤오미의 지난 4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4.5%에 불과하다. 인도가 저가 제품 위주의 시장임에도 애플(5.8%)에 뒤쳐져 있다. 인도에서는 삼성전자(28.7%)가 보급형 스마트폰 ‘갤럭시J’ 시리즈를 앞세워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삼성과 애플에 대한 도전장이지만 이들의 시장 지배력이 확고해 과정은 녹록치 않을 전망이다.
레이쥔 중국 샤오미회장이 지난달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발전 고위급 포럼'에서 발언하는 모습. 사진/로이터
김민성 기자 kms07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