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투명인간' 황창화의 무한도전

입력 : 2016-04-06 오후 3:28:06
[뉴스토마토 최한영기자] 서울 노원병 총선 후보 중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이들은 얼마 전까지는 국민의당 안철수·새누리당 이준석 후보였다. 더불어민주당 황창화 후보는 선거 초반만 해도 별 존재감이 없었고, 변수가 아니었다. 본인 스스로 “투명인간 취급을 받았다"고도 말한다.

 

중앙당의 지원도 별로 없었다. 김종인 비대위 대표·문재인 전 대표가 전국을 누비고 있지만 노원병을 찾은 적은 없었다.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은 낮다.

 

그럼에도 최근 그의 추격세가 만만치 않다. 이유가 궁금했던 기자는 6일 황 후보의 유세를 동행 취재했다. 그야말로 각개격파였다. 오전 상계역 인근에서 2시간 동안 출근인사를 했고, 이어 지하철을 타고 명함을 돌리며 인사했다. 후보 본인의 아이디어라고 했다. 황 후보는 “선관위에 물어보니 지하철 내에서 연설하는 것은 안 되지만 인사는 괜찮다고 했다"고 말했다.

 

중간중간 “황창화 찍으면 황창화가 됩니다”는 말을 했다. 언젠가 안 후보가 “국민의당 찍으면 국민의당이 됩니다”라고 말했던 것이 떠올랐다. 국민의당 지역구 후보에게 던지는 표가 '사표'가 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한 안 후보의 반박이었다. 황 후보는 바로 그 말을 그대로 받아 자기만의 구호로 사용했다. 야권 지지자들이 자신을 찍으면 누구에게 어부지리를 주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된다는 뜻이다.

 

그의 존재감에 불을 붙인 것은 그가 날린 트윗이었다. “저는 운동권이고, 친노입니다. 그것이 저의 삶이고 자부심입니다." 그 후 사람들이 황 후보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5일 TV 토론에서 안 후보가 “운동권이라고 스스로 선언하셨는데 지금 시대정신에 맞나?”라고 따지듯 물어도 황 후보는 굴하지 않았다. "운동권은 암울한 시기를 극복하기 위해 헌신적으로 살았던 사람들이다. 그게 혁신이고 개혁이었다. 지금 시대정신과 달라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자세와 철학이다. 적어도 내가 살아온 것에 대해 부끄럽지 않다.”

 

이날 유세 중 마주친 유권자들 몇이 “단일화가 됐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말에 그는 “괜찮다. 자신있게 선거운동 하고 있다”고 힘줘 말하기도 했다. 더민주 내에서 공개적으로 거론하기 꺼리는 존재가 된 무소속 이해찬 후보의 참모였음을 굳이 숨기지 않는 그답게 자기 방식대로 선거를 치르고 있었다. ‘임계점을 돌파해 계획했던 목표를 달성했다’는 그의 주장이 현실이 될지 궁금하다. 선거는 1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최한영 정치부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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