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삼성전자가 시장의 예상을 크게 웃도는 깜짝실적을 내놨다.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7의 출시 시기를 이전보다 한 달가량 앞당긴 데다, 걱정했던 반도체가 버텨주면서 가능했다. 여기에다 환율효과까지 겹치면서 삼성을 벼랑 아래서 구했다.
삼성전자(005930)는 7일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49조원, 영업이익 6조6000억원의 잠정실적을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99%, 영업이익은 10.37% 크게 늘었다.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은 전분기와 비교해서도 7.49% 늘며 부진을 씻었다.
이는 증권가 전망치를 1조원가량 상회한 호실적이다. 6일 기준 증권정보업체 와이즈fn이 추정한 시장 컨센서스는 5조6000억원. 비수기 진입과 반도체 D램 가격 하락 등으로 5조원을 넘기 어려울 것이란 한 달 전의 관측에서 대폭 상향 조정된 수치임에도 삼성은 이마저도 가뿐히 뛰어넘었다.
일등공신으로는 단연 갤럭시S7(엣지)이 꼽힌다. 지난해 4월 출시된 갤럭시S6보다 한 달 일찍 시장에 내놓으면서 선점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지난달 말 기준 갤럭시S7의 글로벌 판매량은 1000만대를 돌파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시장 전망을 300만대 이상 상회하는 것으로, 1000만대 달성에 25일이 소요됐던 전작보다 5일을 단축했다. 갤럭시S7이 전작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제작되면서 제조원가가 많이 떨어졌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이는 마진율의 극대화를 가져왔다. 여기에 갤럭시A 시리즈와 J시리즈 등 중저가 라인업이 견조한 판매를 이어간 점 역시 실적 개선에 기여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갤럭시S7이 호조를 띠면서 타 사업부문에도 긍정적 효과를 불러왔다. 이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사업구조 자체가 스마트폰이 잘 팔리면 반도체와 OLED도 함께 좋아지는 구조"라며 "종합적으로 스마트폰이 끌고 반도체가 받쳐주는 그림이 됐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의 부진을 상쇄하며 그간 삼성전자 실적을 뒷받침했던 반도체도 견고했다. 3D 낸드플래시와 시스템반도체 등 초미세 공정기술을 앞세운 프리미엄 제품을 통해 D램 가격 하락을 충분히 만회했다는 평가다. 환율효과도 긍정적 기여를 했다. 1분기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삼성전자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지면서 수출전선에서 활기를 띠었다. 동시에 결제 부문에서도 삼성의 부담을 덜어줬다.
2분기에 대한 전망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갤럭시S7의 초도물량을 1분기 실적에 적용한 만큼 2분기의 부담이 커진 것은 사실. 반도체 D램 가격의 하락세를 어떻게 만회할 지도 삼성의 숙제다. 환율이 1200원대에서 다시 1100원대로 내린 점도 삼성을 괴롭힐 수 있다. LG전자 'G5'와 애플의 '아이폰SE' 등 한층 치열해진 경쟁환경에서 갤럭시S7이 어떤 성적표를 낼지가 2분기 실적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실적 추이.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