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종훈기자] 국내 경차(輕車) 시장의 라이벌인 기아차와 한국GM이 경차시장 1위 자리를 놓고 불꽃 튀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국GM의 쉐보레 스파크가 8년만에 기아차의 모닝을 제치고 내수시장에서 2달 연속 1위를 차지하며 기아차의 자존심을 건드렸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는 '모닝' 차량에 대해 최대 200만원 상당의 할인 공세를 하고 있고, 한국GM은 출시 일년도 넘지 않은 '스파크' 신형 모델을 100만원 현금할인 하는 마케팅으로 맞서고 있다. 경차 시장에서 이 같은 할인 경쟁이 붙은 것은 만년 2위였던 스파크의 반란으로 위기감을 느낀 기아차가 곧바로 할인 행사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한국GM의 쉐보레 스파크가 3월 9175대가 팔리며 국내 베스트셀링 모델(상용차 제외)에 올랐다. 스파크가 한국GM의 단일 차종 최다 판매기록을 세웠다. 이는 2009년 9월 기록인 7494대를 넘어선 것으로 마티즈 시절을 포함 2002년 회사 설립 이후 처음이다.
한국GM은 스파크의 '1위 굳히기'를 통해 8년 가까이 모닝에 빼앗겼던 경차 시장의 주도권을 되찾겠다는 각오다. 특히 2011년 출시된 모닝은 5년이 지나 모델이 노후화됐고 올해 하반기에 후속 모델 출시를 앞둔 상태여서 신차 대기 수요로 인해 당분간 스파크가 유리한 입장이다.
스파크의 이번 기록은 경차만 유일하게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뤄낸 것이라 더욱 의미가 크다. 같은 기간 오랜 강자였던 기아차 모닝은 7215대 팔리며 1위 자리를 내줬다. 경차 시장 1위를 고수했던 기아차로선 위기를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기아차는 반격의 카드를 꺼냈다.
기아차는 4월 모닝을 구입하는 소비자 대상으로 200만원 상당의 최신형 무풍 에어컨을 제공하거나 100만원 깎아주는 파격 프로모션을 발표했다. 모닝 가격이 915만원~1480만원에 책정돼 있는 것을 감안하면 중형차인 K5 하이브리드가 실시한 할인금액과 동일해 할인율은 모닝이 더 높다. 현금 할인도 전월 대비 20만원 늘었다.
한국GM도 1위를 지키기 위해 출혈 경쟁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경차 시장 1위를 굳히기 위해 100만원 현금할인 또는 50개월 1% 할부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놓았다. 출시 1년도 채 되지 않은 차량을 이렇게 할인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양사의 경쟁으로 경차시장이 더욱 활성화 될지 주목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통산 마진율이 7~8% 밖에 되지 않는 경차시장에서 1위 자리를 놓고 벌이는 출혈경쟁이 제조사에겐 부담이 될 수 있다"면서도 "소비자들은 이 기회를 통해 저렴하게 경차를 구입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쉐보레 스파크 패션 에디션.사진/한국지엠
기아차 모닝 스포츠.사진/기아차
김종훈 기자 f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