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통보' 여고생 잔혹 살해…30대 남성 무기징역

'조건 만남' 앱으로 만난 뒤 범행…같이 있던 여고생 친구도 살해

입력 : 2016-04-12 오후 5:55:30
[뉴스토마토 이우찬기자] 조건만남 채팅 어플리케이선(앱)을 통해 만난 여고생 2명을 잔혹하게 살해한 30대 남성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이모(31)씨는 지난해 10월 조건만남 채팅 어플을 통해 피해자 A(당시 18세)양을 알게 됐다. A양에게 호감을 느낀 이씨는 A양과 그 친구 B(당시 17세)양을 자주 만났다. 그러던 중 A양이 이씨에게 수차례 헤어지자고 했고, 이씨는 수치심과 불만을 느꼈다.
 
첫 만남 후 한 달쯤 지난 같은해 11월, A양이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헤어지자고 하자 이씨는 A양 집을 찾아갔다. 무릎을 꿇고 빌기도 했다. 그러나 A양이 이씨 머리채를 잡고 이씨를 끌어내자 이씨는 수치심과 자괴감을 느끼고 A양을 살해하기로 마음먹었다.
 
이씨는 사건 당일 강남 역삼동에 있는 한 대형마트로 가 둔기와 흉기를 구입한 뒤 밤이 오길 기다려 A양 집으로 찾아갔다. 이후 A양이 문을 열어줘 집으로 들어간 이씨는 A양과 마침 같이 있던 B양과 어울려 TV를 보고 음식을 배달해 먹으며 있다가 함께 잠이 들었다.
 
다음날 새벽 4시50분쯤 이씨가 잠에서 깼고, A양이 "엄마가 올 수 있으니 가라"고 말하자 미리 준비해 간 둔기로 A양의 얼굴을 무차별적으로 내리쳤다. 옆에서 자고 있던 B양이 놀라 일어나 말리자 이씨는 B양에게도 둔기를 휘둘렀다. A양과 B양은 그자리에서 사망했다.
 
이씨는 범행 후 A양 집 주방 싱크대에서 얼굴과 손, 안경에 있는 핏자국을 물로 씻어내고 범행도구를 챙긴 뒤 사체를 이불만 덮어놓고 자리를 떴다. A양의 집을 나와서는 술집에서 술을 마신 뒤 안마방으로 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4부(재판장 유남근)는 12일 이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이씨는 충동조절장애를 못 이겨 저지른 범행이라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피고인은 법학을 전공했고, 성인지능검사 결과 전체 지능이 '평균 상' 수준으로, 생명의 절대적 가치, 살인죄의 심각성을 명확히 인식했을 것"이라며 이씨의 주장을 물리쳤다. 

 

서울중앙지법 청사 안. 사진/이우찬 기자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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