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총선)경제무능·오만에 대한 심판…새누리, 야권 분열에도 참패

'진박' 마케팅·박 대통령 선거개입에 역풍…더민주, 상당한 선전…국민의당도 약진

입력 : 2016-04-13 오후 9:28:05
[뉴스토마토 최용민기자] 새누리당이 결국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하면서 사실상 20대 총선에서 참패했다. 국민의당 창당으로 야권이 분열하면서 100석도 힘들 것으로 예측됐던 더불어민주당은 예상 밖의 선전으로 제1야당의 면모를 과시했다. 아울러 안철수 대표의 국민의당은 호남을 기반으로 원내 교섭단체 구성에 필요한 20석을 훨씬 뛰어넘는 의석을 확보하면서 약진하는 모습을 보였다.
 
13일 치러진 20대 총선은 반전의 연속이었다. 야권분열로 개헌 가능한 의석인 180석까지 예상했던 새누리당이 과반 의석도 확보하지 못했다. 야권 분열에도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것은 유권자가 표로 새누리당을 심판했다는 평가가 가능해진다.
 
이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진박 마케팅’의 역풍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강하게 불어온 결과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진박 마케팅 역풍은 경선 과정에서 진박 조윤선 전 여가부 장관이 비박 이혜훈 전 의원에게 패하면서 이미 불고 있었다는 평가다.
 
아울러 유권자들이 선거에 개입하려는 듯 했던 박근혜 대통령의 언행에 강한 불만을 표시한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박근혜 정부의 레임덕이 오는 것 아니냐는 예상을 내놓고 있다. 대구 경북을 중심으로 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여전하지만 수도권에 불어 닥친 야권 바람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더민주의 선전도 20대 총선 반전드라마의 한 장면이다. 전통 텃밭인 호남을 국민의당에게 뺏기고 고전할 것으로 예상했던 더민주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바람이 불면서 100석 이상을 확보해 선전했다. 그러나 호남 의석을 대부분 국민의당에게 뺏긴 것은 향후 더민주가 풀어야할 숙제로 남았다. 호남 민심이 더민주를 떠나면서 문재인 전 대표의 정치적 위상도 흔들릴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당은 약진하면서 제2야당으로 우뚝 올라섰다. 호남을 중심으로 지지 기반을 확보한 국민의당은 20석 이상을 얻으며 원내 교섭단체가 됐다. 아울러 국민의당이 각종 법안 처리에 있어서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 관심이 쏠리면서 향후 법안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여기에 대권을 향한 안철수 대표의 행보에도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오후 6시 지상파 3사의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의 표정은 엇갈렸다. 과반 의석 확보가 어렵다는 결과가 나오자 새누리당은 침통한 분위기를 감추지 못했다. 한 관계자는 믿을 수가 없다는 듯 얼굴을 가리기도 했고, 한 당직자는 애써 표정을 감추려는 듯 몸을 앞으로 기울이기도 했다.
 
반대로 더민주는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는 순간 박수와 함성이 터져나왔다. 더민주는 당초 100석 확보도 어려울 것이라는 내부 전망이 있었다. 김종인 비대위 대표는 107석을 확보하지 못하면 대표를 사퇴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107석 이상을 확보하면서 제1야당의 체면을 세웠다. 특히 대구 수성갑의 김부겸 후보와 부산 북강서갑의 전재수 후보의 선전에는 박수와 환호가 함께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우려했던 호남에서 대부분 국민의당이 앞서는 것으로 나오자 안타까움이 가득한 한숨과 탄식이 쏟아져 나오기도 했다. 전통적인 텃밭을 국민의당에게 빼앗기면서 향후 야권 지형에도 대대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출구조사가 나오자 국민의당도 환호하고 기뻐했다. 안 대표는 박수를 치지 않았지만 상기된 표정이었다. 함께 자리에 앉아있던 비례대표 후보들도 함께 기뻐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민의당은 지역구 의석보다 비례대표 의석을 더 많이 확보했다.
 
아울러 정의당은 출구조사가 나오자 탄식했다. 정의당은 당초 10석을 최종 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예상 가능 의석수가 5~6석으로 나오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이번 총선의 최종 투표율은 58%로 잠정 집계됐다. 전체 유권자 4210만398명 가운데 2443만2533명이 투표에 참여해 지난 19대 총선보다 3.8%p 올랐다. 다만 이번 총선부터 사전투표 제도를 도입했음에도 60% 벽을 넘지는 못했다.
 
지역별로는 전남이 63.7%를 기록해 전국에서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고 세종 63.5%, 전북 62.9%, 광주 61.6% 등 총 4개 지역의 투표율이 60%대를 넘겼다. 그러나 총 49개의 지역구가 있는 서울의 투표율이 59.8%로 집계돼 아쉽게 60%대 진입이 좌절됐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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