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소매유통업계의 체감경기가 1년 만에 소폭 개선됐다. 소비심리가 다소 살아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4일 발표한 '2016년 2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 조사 결과, 2분기 전망치가 전분기 대비 2포인트 상승한 98로 집계됐다. 다만 기준치인 100은 4개 분기 연속 상회하지 못해 큰 폭의 소비심리 개선은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상의는 지난달 3일부터 20일간 서울과 6대 광역시 943개 소매유통업체들을 대상으로 해당 조사를 실시했다.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 Retail Business Survey Index)는 유통업체들이 체감하는 경기를 수치화한 것으로, 지수가 100을 넘으면 다음 분기 경기가 이번 분기보다 호전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다.
상의는 "지난해 2분기 이후 4분기 연속 횡보세를 거듭하던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가 이번 분기에 다소 상승했다"며 "소비자심리지수가 100선을 회복하는 등 내수경기가 살아나고 있는 만큼 향후 소매유통기업 경기도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태별로는 인터넷쇼핑몰의 경기가 호전될 것으로 예상된 반면 홈쇼핑은 고전할 것으로 나타났다.
전분기보다 7포인트 높은 111을 기록하며 유일하게 기준치를 상회한 인터넷쇼핑은 생필품 최저가 마케팅, 당일배송 서비스 강화 등에 힘입어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인터넷쇼핑몰은 지난 2월 거래액이 전년 동월 대비 22.7% 증가하는 등 경기침체 속에서도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다.
반면 홈쇼핑은 15포인트나 떨어진 89를 기록하며 부정적 전망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고객층이 인터넷·모바일 쇼핑으로 빠르게 이탈하고 있는 데다, 지난달 데이터홈쇼핑(T커머스) 사업자 재승인 심사까지 겹쳐 업체들의 불안심리가 커진 것으로 분석됐다.
백화점은 노동절 연휴기간 동안 중국인 방문객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에 3포인트 상승한 98을 기록했다. 슈퍼마켓(94)과 편의점(85)도 봄철 나들이객 특수가 예상되며 소폭 상승했다. 대형마트(96)는 온라인 쇼핑과의 가격경쟁 심화로 시장상황이 크게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측됐다.
2분기 예상되는 경영애로 요인으로 유통기업들은 '소비심리 위축에 따른 매출부진(74.3%)을 첫손에 꼽았다. '수익성 하락'(46.6%)을 지목한 기업들도 절반 가까이 됐다. '경쟁격화'(21.9%), '인력부족'(10.0%) 등이 뒤를 이었다.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가격과 서비스를 꼼꼼히 비교해 합리적 소비를 하려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며 "배송효율화, 고정비용 감축 등으로 가격경쟁력을 갖추고 당일·야간배송, 고객 생애주기에 따른 맞춤상품 제안 등 차별화된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