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우승 후보로까지 거론됐던 한화가 시즌 초반 최하위에 처진 가운데 김성근 감독의 투수 운영이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해 6위를 차지한 한화는 시즌 전 정우람을 비롯해 메이저리그 출신 로사리오를 영입하는 등 거침없는 행보를 보였다. 또 올해도 선수 연봉 총액 1위(102억원)을 차지하며 김성근 감독 부임 2년 차 효과가 터질 것이란 기대감을 잔뜩 모았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지난 16일까지 치른 경기에서 2승 10패에 그쳐 순위표 가장 아래에 처져있다.
모든 비판의 화살은 김성근 감독에게 향하고 있다. '야신'이라 불릴 정도로 야구에 해박하지만 "야구는 감독이 한다"는 특유의 철학 아래 지나치게 선수들을 과거와 같은 지도 방식으로 대한다는 점 때문이다.
특히 과거부터 끊임없이 제기된 김성근 감독의 투수 혹사 논란이 한화에서도 어김없이 불거지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불펜 최고 이닝을 소화한 권혁(112이닝)을 비롯해 송창식(109이닝)과 박정진(96이닝) 모두 올 시즌에도 어김없이 초반부터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있다. 그런데 모두 공통점은 지난 시즌보다 구속이 저하됐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과거 혹사 논란을 겪던 이들이 통상적으로 겪는 다음 시즌 구속저하가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최근 송창식은 '벌투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송창식은 지난 14일 두산전에서 0-1로 뒤진 1회초 2사 만루에 등판해 오재일에게 만루 홈런을 얻어맞았는데 계속 실점하면서도 5회까지 던졌다. 이미 승패가 갈린 상황인 데다 앞서 9일 NC전에서 선발 등판한 선수인데 90개에 이르는 공을 던지게 했다는 점에서 다시 한 번 김성근 감독의 투수 운영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에 김성근 감독은 "팔만 갖고 공을 던지기에 계속 던지면서 하체까지 쓰는 감을 찾길 바랐다"고 해명했지만 올바른 방법이냐에 대해선 의견이 갈린다. 투수는 많이 던지면서 기량을 회복할 수 있다는 게 김 감독의 뜻인데 현대 의학계에선 어깨를 소모품으로 보고 충분한 휴식과 회복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 시즌 성적도 성적이지만 한화의 미래를 위해 이런 식의 선수 운영을 해선 안 된다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는 이유다. 일부 야구인들 사이에선 야구에 대한 김성근 감독의 지식이나 경험을 누구나 인정하는 만큼 조금만 귀를 열고 소통하면 한화의 반등이 금방 이뤄질 수 있다는 소리도 나온다.
임정혁 기자 komsy@etomato.com
◇한화의 김성근 감독(오른쪽)과 정근우.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