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100일 앞둔 유일호의 '입‘이 주목되는 이유

입력 : 2016-04-18 오후 2:09:27
지난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는 저성장 타개를 위해 통화정책 보다는 재정정책에 무게를 두자는데 뜻을 모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제로금리, 양적완화에 이어 마이너스 금리까지 쓸 정도로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을 동원했음에도 경제 성장을 뒷받침하지 못해 한계에 봉착했다는 진단이다.

 

전반적으로 세계 경제 수요가 낮은 상황에서 수요를 올리기 위해 재정정책을 풀어 단기적인 수요 확대를 늘리자는게 요지다. 마이너스 금리 등 통화정책을 확장적으로만 사용하다 보니 부작용도 생기고 있는 부분을 감안하자는 것이다.

 

결국 세계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재정 여력이 있는 국가들이 최대한 재정을 풀어야 한다는 정책 권고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은 독일과 네덜란드, 한국을 재정 건전성이 좋은 나라로 꼽았다. 결국 우리나라에 압박이 올 수 있다는 얘기다.

 

재정정책을 확대하는 데 가장 쉬운 방법은 추가경정예산(추경)이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재차 '추경은 없다'고 밝혔다. 올해 3%대 성장률 달성을 전제로 할 때 지금 단계에서 추경을 쓸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여소야대라 추경 편성이 쉽지 않을 것도 고려하는 듯하다.

 

하지만 콕 집어 '한국'이 재정 건정성이 좋은 나라로 지목된 상황에서 외부 압박이 커져 부담일 수 밖에 없다. 한국 혼자 재정건전성을 유지하겠다고 하면 왜 협조하지 않느냐고 미국이 가장 먼저 문제제기를 하고, IMF도 뒤따라 가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올해 3%대 성장률이 가능할지도 '미지수'. 정부만 빼고 국내외 대부분 기관들이 잇달아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지난주 IMF는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2.7%까지 내려잡았고, 금융연구원(2.6%), LG경제연구원(2.4%), 현대경제연구원(2.5%)도 전망치를 낮췄다. 한국은행도 오는 19일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0%에서 하향조정할 전망이다. 결국 대내외적인 압박에 시달릴 수 밖에 없다.

 

이제 유일호 부총리는 어떤 카드를 꺼낼까. 오는 21일 취임 100일을 앞둔 유일호 부총리의 ''이 주목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대내외 압박에 여소야대인 상황에서 난제를 해결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겠지만 한국경제 상황을 적확히 진단하고 앞으로 색깔있는 경제정책을 추진해 이끌어 나가길 바란다. 지금까지는 경기 진단과 재정 운용에 대한 입장 등에서 일관성이 떨어져 '무색무취'라는 비판도 있었다. 이번엔 좀 확실한 목소리를 내길 바란다

 
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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