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미연기자] 표류 중인 가계통신비 관련 법안들이 20대 국회 출범을 앞두고 다시 고개를 들고 있지만 어느 하나도 결론을 도출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18일 미래창조과학부와 업계에 따르면 19대 국회에서 줄줄이 폐기된 가계통신비 쟁점 법안들이 20대 국회에서 재논의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부 관계자는 “미방위 소속 의원들이 대폭 교체될 것으로 보이지만, 야당 측 총선 공약에 가계통신비 인하가 포함된 만큼 관련 논의가 추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19대 미방위 야당 간사이자 3선에 성공한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이미 “20대 국회가 시작되면 제일 먼저 기본료 폐지 법안부터 다시 발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 의원은 지난해 이통사의 1만1000원 기본료를 폐지하는 내용의 법안을 대표 발의했지만 미래부 측의 완강한 반대에 부딪히며 통과되지 못했다.
미래부는 단통법 시행 등에 따른 통신비 인하 효과가 나타나고 있고 기본료를 폐지하더라도 시장의 자율적 선택이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업자들 역시 적자전환, 투자 위축 등을 이유로 방어에 나서고 있어 향후에도 법안 처리에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기본료 폐지뿐 아니라 요금인가제 폐지, 단통법 개정안, 분리공시제 도입 등의 쟁점 법안들은 모두 지난해 미방위 법안심사 소위원회 문턱도 넘지 못했다. 특히 요금인가제 폐지는 지난해 당정협의와 공청회 등을 거쳐 정부 발의 법안으로 추진됐지만 SK(003600)텔레콤과 CJ(001040)헬로비전 인수합병 건이 맞물리며 제동이 걸렸다.
미래부 관계자는 “당시 요금인가제 등이 별도로 심사숙고됐다기보다 다른 가계통신비 관련 법안들과 통째로 묶여 논쟁만 치열했다”며 “20대 국회에서도 통신비 관련 논란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20대 국회 출범 후에도 본격적인 법안 논의는 정기국회나 돼야 이뤄질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다. 국회 임기는 오는 5월 말부터 시작되지만 미방위 구성은 빨라야 6월 말~7월 초쯤 구성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기존 19대 미방위 소속 의원 20명 중 단 9명만 재선에 성공하면서 20대 미방위는 대다수 인원이 물갈이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새로운 인물로는 새누리당 비례대표 1번 송희경 전 KT(030200) 전무, 비례대표 8번 김성태 전 한국정보화진흥원장, 국민의당 비례대표 1번 신용현 전 표준과학연구원장 등의 ICT 전문가들이 자주 거론되고 있다.
가계통신비 법안은 제각기 치열한 이해관계를 내포하고 있어 논의가 재개되더라도 앞길은 여전히 깜깜해 보인다. 그럼에도 향후 여소야대 정국에서 관련 정책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19대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미연 기자 kmyttw@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