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석을 얻으며 제3당 지위를 분명히 한 국민의당이 총선 이후 ‘세월호 특별법 개정’과 ‘국정화 교과서 폐기’ 등을 이슈로 올려놓으며 정국을 주도해 나가고 있다.
국민의당 천정배 공동대표는 18일 오전 서울 마포구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명박·박근혜 정부 8년간의 각종 적폐를 타파하기 위해 청문회와 국정조사 등을 추진하겠다”며 세월호 참사 문제 등을 예로 들었다.
주승용 원내대표도 이날 오후 국회의장 주재 3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세월호 선체 인양이 7월에 되는데, 특별조사위원회가 6월말에 끝나면 의미가 없어진다. 활동 기간을 다소 연장하는 쪽으로 여야가 한 발짝씩 물러나야 한다”며 세월호 특별법 개정안 처리를 촉구했다.
이미 국민의당은 지난 15일 세월호 특별법 개정안 처리를 위해 19대 임시국회를 열어야 한다고 먼저 제안한 바 있다. 국민의당의 이 제안은 세월호 참사 2주기 하루 전 발표된 것으로, 타이밍에 맞는 정치 행위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천 대표와 주 원내대표 등 국민의당 의원들은 참사 2주기 당일 진도 팽목항을 찾아 추모 행사에 동참했다. 같은날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개인 자격으로 광화문 분향소를 찾은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었다.
국민의당은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전환을 막기 위한 국회 대책을 내놓기도 했다. 이상돈 전 선거대책위원장은 지난 16일 “20대 국회에서 역사 국정교과서 폐지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더민주와 함께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오는 26~27일 총선 당선자들이 모두 참석하는 정책워크숍을 열어 20대 국회에서 추진할 정책과 세월호 특별법과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 등에 대한 입장을 정리할 계획이다. 이처럼 국민의당이 그동안 더민주가 주도해온 이슈를 먼저 공론화하면서 야권 내 주도권 경쟁에서 일단 앞서나가는 모습이다.
그러나 국민의당 내부에서는 민생문제 해결에 역점을 두겠다는 약속과 달리 이른바 '정치적 쟁점'들이 부각되는 데 대한 미묘한 분위기도 감지된다. 안 대표 측의 한 관계자는 “당내에서 정치적 쟁점과 민생문제를 두고 고민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안 대표는 이날 오후 “세월호 특별법도 시급하지만 민생 문제가 최우선”이라며 한발 물러서는 듯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