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현대중공업(009540)이 잇따른 재해사고에 창사이래 처음으로 20일 하루 조업을 중단했다. 올해 들어 5명의 사망사고가 일어나자 향후 대책과 함께 안전관리 책임경영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담화문을 발표했다.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은 근본적 처방이 아닌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반발하고 있다.
19일 민주노총 울산본부와 현대중공업 원·하청 노조 관계자들이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중공업은 하청노동자들의 안전과 고용에 대한 책임을 강화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0일 현대중공업은 담화문을 통해 "일련의 사고를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다시는 이런 불행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대책을 수립해 안전한 일터를 만드는데 회사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현대중공업은 전사적으로 작업을 전면 중단하고 '전사 안전 대토론회'를 실시한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일어난 사망사고에 당황한 모습이 역력하다. 한 달만에 5명의 인명사고가 난 것은 처음 있는 일이기 때문. 이달 들어 19일과 18일, 11일 원청 근로자1명과 협력업체 근로자2명이, 지게차에 치이거나 기기들 사이에 끼여 사망했다. 지난달 19일과 20일 양일간에도 각각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회사 측은 하루 인건비가 83억원 정도라고 추산했다. 공정 지연 등으로 인한 손실은 향후 공시를 통해 밝힐 예정이다. 회사 측은 거듭 애도의 뜻을 표하며 "(하루 조업 중단이)비용이 들지만, 추후 같은 상황이 반복되지 않도록 최대한의 노력을 다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안전관리 책임경영을 대폭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전 직원 위험 제거활동 ▲중대재해 발생시 해당 사업본부 성과평가 하향 조정 ▲안전부문을 대표 직속 조직으로 개편▲ 각 사업본부별 중대안전수칙을 절대 안전수칙으로 정비 등을 시행키로 했다.
이밖에 협력회사 안전활동도 강화하기로 했다. 협력회사별 안전관리 전담자를 배치하고, 재해 발생 협력회사에 대해 계약해지 등 제재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이같은 회사의 조치에 대해 노조는 "일부 긍정적인 부분은 있지만, 현장과 괴리된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노조 관계자는 "가장 최근 일어난 사고의 경우 숙련노동자였다면 하지 않았을 판단 실수에서 비롯된 사고"라며 "회사가 하청노동자에 대한 임금삭감과 기성금 후려치기 등 숙련노동자가 투입될 수 없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회사가 안전관리체계의 하청화를 통해 모든 것을 비용으로 바라보고 있는데다 노무관리 담당을 안전관리 임원으로 앉히는 등 노사문제를 안전문제와 연결짓는 구시대적인 발상을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19일 민주노총 울산본부와 현대중공업 원·하청 노동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중공업에 대해 "하청노동자들의 안전과 고용에 대한 책임을 강화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대우조선해양(042660)은 지난 2010년 1월 재해사고로 인해 조업을 중단한 바 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