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기자] 의료진이 수술장에서 키보드나 마우스 없이 모니터 앞에서 손을 움직이는 것만으로 환자의 의료영상을 자유자재로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서울아산병원은 김남국 융합의학과 교수와 박준연 의료정보개발팀 주임이 수술장에서 쓰는 의료 소프트웨어에 동작 인식 기술을 적용한 비접촉 동작인식 프로그램 '제스처 훅(Gesture Hook)'을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센서를 통해 들어오는 정보를 인식하는 기술과 인식된 동작을 키보드나 마우스가 작동되는 것처럼 바꿔서 모든 프로그램을 제어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이를 이용하면 손을 허공에서 움직이고, 두들기고, 주먹을 쥐는 등의 동작으로 키보드나 마우스를 사용하는 것처럼 환자의 검사영상을 확대하고, 회전하고, 밝기·대비·투명도를 조절하며 의료 영상 조회시스템을 제어할 수 있다.
김남국 교수팀이 두경부 CT(컴퓨터단층촬영) 촬영환자 10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제스처 훅을 이용한 경우 원하는 영상을 얻는 시간이 평균 5.29초로, 기존방식대로 영상을 찾을 때 필요한 8.54초 보다 약 38% 짧은 시간에 원하는 영상을 얻었다.
김남국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교수는 "동작 인식 기술로 의사가 직접 손쉽게 영상을 찾을 수 있다면 수술 과정의 효율성이 높아질 것으로 생각해 비접촉 인터페이스 개발을 추진했다"며 "수술 과정에서 의사가 필요한 영상을 바로 띄워봄으로써 정확한 집도에도 도움이 되고 감염 예방에도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성과는 '수술실에서 키보드와 마우스 대신 활용할 수 있는 비접촉 동작인식 인터페이스' 라는 논문으로 '컴퓨터와 수학을 이용한 의학방법론'에 게재됐으며, '마이너리티 리포트 기술이 수술장과 만나다'라는 제목으로 국제전기전자기술자협회의 매거진 'IEEE Spectrum' 최근호에 소개됐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