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재정난 해결 위해 25년 만에 채권 발행

입력 : 2016-04-20 오후 4:06:18
[뉴스토마토 심수진기자] 사우디아라비아가 저유가로 인한 재정난을 타개하기 위해 25년 만에 국채를 발행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저유가로 인한 재정난을
해결하기 위해 25년 만에 국채를 발행했다.
사진은 사우디 석유업체 사빅(SABIC) 건물 전
경. 사진/로이터
1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는 사우디가 최근 지속된 국제유가 하락 여파로 재정난이 심해지자 국제금융시장에 100억달러(약 11조3400억원) 규모의 국채를 발행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1991년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한 뒤 사우디가 10억달러의 해외채권을 발행한 이후 첫 발행으로 석유 왕국인 사우디의 외환보유액이 2014년 이후 1500억달러까지 줄어드는 등 재정적자가 올해 국내총생산(GDP)의 19%까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FT는 설명했다.
 
당초 사우디가 예상한 발행규모는 60~80억달러 수준이었으나 예상보다 높은 투자수요에 100억달러로 확대했다. 특히 아시아은행들을 중심으로 사우디 국채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것으로 전해졌다.
 
엘리야스 알가시어 미쓰비시 도쿄은행 부지점장은 "이번 국채발행은 가격 경쟁력 면에서 매우 성공적"이라며 "(사우디의 국채가)국제금융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완 카메론 와트 블랙록 수석투자전략가는 "국채발행은 사우디가 국제금융시장에서의 입지를 시험해 볼 수 있는 방법"이라며 "사우디는 이로써 채권국에서 채무국으로 바뀌게 됐다"고 말했다. 이는 사우디가 국채 발행을 통해 외국 자본에 대한 의존도를 키운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FT는 설명했다.
 
사우디는 이번 국채발행을 통해 외환보유액의 감소 속도를 늦추고 국영기업들을 떠받쳐온 현지 은행들의 재정적 압박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 사우디 국채에 가장 관심을 나타낸 기업들은 미쓰비시도쿄은행과 HSBC, JP모간으로 이들 은행은 각각 13억달러를 계약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국채 발행의 최소 투자금액은 5억달러였다. 알가시어 부지점장은 투자금리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지만 이번 거래를 잘 아는 측근은 미국 리보(Libor) 금리에 120bp를 더 얹은 수준이라고 귀띔했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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