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캡틴 아메리카:시빌워', 한 단계 진보한 히어로물

입력 : 2016-04-20 오후 9:20:35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헐리우드 히어로물 대부분은 절대선과 절대악의 대립을 통해 권선징악의 메시지를 전해왔다어차피 마지막 승자는 주인공이었다그래서 관객들은 히어로물의 서사보다는 캐릭터의 성향이나 초인적 능력화려한 CG 등 볼거리에 더 주목했다.

영화 '캡틴 아메리카:시빌 워' 포스터. 사진/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하지만 '캡틴 아메리카:시빌 워'('시빌 워')는 다르다. 히어로물 특유의 관행을 깬다·악의 구분 없이 입장과 입장이 맞붙는다. '시빌 워'는 엄청난 인명 피해를 일으킬 우려가 있는 초인적인 능력의 히어로를 정부가 규제해야 한다는 아이언 맨 팀과 히어로의 인권이 더 중요하다는 캡틴 아메리카 팀의 충돌을 담는다.
 

히어로들은 정부가 내놓은 '초인등록법'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드러낸다블랙위도우워 머신비전은 정부를 지지하는 아이언 맨의 의견을 따르는 반면 스칼렛 위치와 팔콘은 캡틴 아메리카 팀의 의견을 따른다이들의 논쟁은 막강한 힘을 가진 인간 혹은 조직에 대해 어디까지 규제하고 어디까지 자율성을 부여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이다신념과 신념이 부딪히는 이야기이다보니 '시빌 워'는 이전 마블 유니버스 시네마틱 영화와 달리 전반적으로 무겁다

 

다만 양 신념의 충돌은 윈터솔져 등장 이후 사적 복수로 흘러가면서 증발한다초인등록법 법안을 결정하는 공간에서 테러가 발생하고, 윈터솔져가 유력한 용의자로 떠오른다윈터솔져의 오랜 친구인 캡틴 아메리카는 주위의 만류에도 그를 돕는다. 그러던 중 실제 범인은 히어로로부터 아픔을 겪은 인간적인 테러리스트임이 드러난다. 진실을 알아챈 캡틴 아메리카와 아이언 맨은 범인을 쫓는다. 그 과정에서 아이언 맨은 자신의 부모를 죽인 진범을 알게돼 광기를 보이고, 동지였던 캡틴 아메리카와 맞서 싸운다. 결국 영화는 히어로의 규제와 자율성에 대한 판단을 유보한 채 끝나버린다

 

비록 사적 복수로 마무리되는 대목이 아쉬움은 남지만전쟁 이면의 희생자까지 바라본다는 측면에서 '시빌 워'는 분명 진일보한 히어로물이다. 또한 수많은 히어로들의 향연이 주는 재미가 있다무거워질 만도 한 분위기를 다양한 히어로의 유머로 희석시킨다진지하면서도 엉뚱한 소리를 툭툭 내뱉는 비전여전히 지질한 앤트맨은 물론 '시빌 워'를 통해 첫 등장한 스파이더맨까지 웃음을 남긴다. 특히 10명에 가까운 히어로들이 싸우는 공항 신은 최고의 하이라이트다이 시퀀스만 보더라도 티켓 값은 충분히 한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시빌 워'는 보릿고개가 이어지는 현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중이다쿠키 영상은 많지 않기 때문에 엔딩크레딧이 다 올라갈 때까지 기다릴 필요는 없다. 상영시간은 147분이며, 오는 27일 개봉한다.

 

영화 '캡틴 아메리카:시빌 워' 이미지 컷. 사진/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플러스(+) 별점 포인트


▲ 현실을 되돌아보게 하는 규제 VS 자유의 메시지 : ★★★★

▲ 박진감 넘치는 공항 하이라이트 : ★★★★

▲ 최고의 스타로 떠오를 스파이더맨의 유머 : ★★★★

▲ 스파이더맨과 정반대로 진중한 카리스마를 가진 블랙팬서 : ★★★

▲ 분량이 적은 게 아쉬울 정도의 앤트맨의 임팩트 : ★★★

▲ 미워할 수만은 없는 인간적인 악역 : ★★★

▲ 드러내지 않아도 섹시한 스칼렛 위치 : ★★

▲ 완벽히 구현된 CG : ★


마이너스(-) 별점 포인트


▲ 사적 복수로 인해 느닷없이 증발한 신념의 충돌 : ☆☆☆☆

▲ 다소 아쉽게만 느껴지는 캡아와 윈터솔져의 우정 놀이 : ☆☆


함상범 기자 sbra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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