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기자] 사람 유두종 바이러스(HPV)에 의해 생기는 사마귀를 뜸으로 제거할 수 있다는 연구가 최초로 보고됐다.
강동경희대한방병원은 윤영희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 교수가 '다른 치료에 반응하지 않았던 손발 사마귀를 뜸으로 치료한 증례군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25일 밝혔다.
사마귀는 주로 아동이나 청소년, 젊은 성인에게 호발하는 피부 질환으로, 사람 유두종 바이러스에 의해 피부의 표피가 과다증식하면서 발생한다. 사마귀는 어느 부위의 피부에나 발생할 수 있지만 주로 손, 발, 다리, 얼굴에 잘 생긴다. 드물게는 입술이나 입안, 외음부에도 발생할 수 있다.
윤영희 교수는 냉동치료, 레이저, 사마귀연고 등 기존의 치료에 반응하지 않던 환자 3명을 대상으로 7일에서 10일 간격으로 뜸 치료를 시행했다. 뜸은 쑥 0.1g을 재료로 높이 1.8cm, 직경 1.2cm의 쑥뜸을 사용했다.
환자의 사마귀 병변 부위에 뜸 치료를 시행했으며, 병변의 상태에 따라서 뜸이 60~80% 가량 연소되도록 했다. 환자가 뜨거움이나 통증을 느끼지 않도록 주의했다. 또한 매회 내원시 한 병변에 뜸 치료를 10회 반복해 실시했다. 3명의 환자는 각각 5회, 16회, 19회 내원 후 사마귀가 소실됐다.
뜸은 쑥과 같은 한약재를 몸의 특정 부위에서 연소시켜 발생하는 열의 자극을 이용한 한의학적 치료방법이다. 소화기 장애, 월경 장애 등을 비롯해 다양한 증상 치료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윤영희 교수에 따르면 뜸은 연소하면서 온열 효과가 발생하는데 이번 연구에 쓰인 것과 같은 직접구의 경우에는 뜸 중앙부의 온도가 500~700℃까지 상승하고, 뜸 표면의 온도는 450~500℃까지 상승한다. 또한 환자의 피부 표면 온도는 38~49℃ 정도까지 상승한다.
뜸을 통해 사마귀를 치료하려면, 초기에는 피부 표면에 가해지는 온열 자극의 양을 충분하게 해 사람 유두종 바이러스에 감염됐던 세포가 괴사되도록 해야 한다. 이후 사마귀가 탈락된 후에는 뜸 치료의 횟수를 줄이거나 뜸을 뜨는 시간을 줄이는 등 피부 표면에 가해지는 온열 자극을 감소시켜 피부 화상을 예방하면서, 뜸 치료를 통해 사람 유두종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던 피부의 면역 반응을 강화시킨다.
윤영희 교수는 "사마귀 치료에서 뜸의 효과에 대한 객관적인 연구 보고는 현재까지 없었으며, 관련 연구 활동도 적은 편"이라며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냉동치료나 레이저 치료 이후에도 사라지지 않는 사마귀 환자들 및 통증 때문에 냉동치료를 기피하는 소아환자들에게도 뜸 치료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통합의학 분야의 유명 SCIE급 저널인 익스플로러 7월호에 게재 예정이다.
◇사마귀 환자가 뜸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사진제공=강동경희대한방병원)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