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지나친 기대, 아이에겐 '병'이 된다

불안증세·ADHD 등 유발…자녀들과 정서적 교감 필요

입력 : 2016-04-27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최원석기자] 초등학교 입학으로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으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나 틱장애, 분리불안장애 등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부모의 지나친 기대는 오히려 취학아동의 좌절과 우울감을 유발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아동이 취학기에 받는 스트레스는 어른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한다. 부모에게 떨어지면 불안이 심해져 장애를 초래하는 불리불안장애가 가장 흔하다. 취학아동의 5% 정도가 불리불안장애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진다. 심리적으로 불안해 하고, 심하면 수면장애, 복통, 구토, 어지러움증의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ADHD도 소아기에 가장 흔한 정신 질환 중 하나다. 주의산만, 과잉행동, 충동성을 주증상으로 보인다. 대개 초기 아동기에 발병해 만성화되는 특징을 보인다. ADHD 아동은 주의력 결핍으로 인해 수업 집중이 어렵고, 충동성 때문에 또래 및 선생님과의 관계에서 갈등이 생길 수 있다. 
 
입학 전 틱 증상이 있을 경우 입학 후 긴장감, 불안감이 더해지면서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틱은 순간적인 눈 깜박임, 목 경련, 얼굴 찡그림이나 어깨 으쓱임 등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조사 결과, 지난해 ADHD와 틱 장애로 병원을 찾은 10세 미만 환자는 각각 1만7300여명, 6460여명을 기록했다. 
 
부모가 지나친 기대를 가지면 아이는 심리적 압박 때문에 불안, 우울, 좌절감을 느끼기도 한다. 또래와 어울린 경험이 부족했던 아이들은 또래 관계로 힘들어하기도 한다. 좌절감 없이 자기 위주로만 유아기를 보낸 아이라면 상황에 따라 배려 없이 이기적으로 행동할 수도 있고, 작은 좌절도 견디지 못해 선생님이나 또래들, 환경을 쉽게 탓하고 불쾌해 할 수도 있다. 드물게는 읽기, 쓰기, 산술 장애와 같은 학습 장애로 악화되기도 한다. 요즘 아이들은 긴장감이 높고 경쟁적이며 쉽게 불안해하는 경향이 증가하고 있다.
 
학교는 아이에게는 하나의 사회다.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이들은 익숙한 가족과 떨어져 상당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독립성을 갖추게 된다. 또래, 선생님 등 타인 관계를 통해 사회적 관점을 갖게 된다. 또한 다양하고도 종합적인 능력의 발달과 정서적 성장이 이뤄진다. 학습 능력 및 주의집중력, 작업 기억력 등의 전두엽 기능을 포함한 인지 기능, 사회성, 충동 조절, 대인관계 형성 능력, 정서적 공감능력 등의 전반적인 뇌 기능이 다 발휘될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처음부터 조화롭게 적응하며 자기 능력을 발전시켜가는 아이는 없다. 새로운 환경과 새로운 사람들, 새로운 자기 역할에 대해 당연히 어색해하고 긴장하고 기대와 걱정을 함께 하며 첫걸음을 떼게 된다. 학교에서는 아이들에 대한 관심과 특성의 배려를 바탕으로 하는 교육의 시작을 통해, 부모를 포함한 아이의 주변 사람들은 아이가 학교를 성장했으니 다닐 수 있는 곳, 즐거운 곳이라고 인식할 수 있게 돕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들은 점차 자신들의 특성과 정서 상태, 인지적 능력들을 보이며 학교에서의 삶을 배워간다. 
 
전문가들은 자녀의 초등학교 적응을 돕기 위해선 아이의 신체적, 정서적, 인지적 발달 과정을 잘 이해한다고 강조한다. 규칙을 몸에 배게 하려고 다그치거나 압박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부모는 자녀가 학교를 들어가서 지낸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많은 능력과 심리적 튼튼함을 요구하는지 미뤄 짐작해 적응을 다그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적응 과정 동안 겪는 실수와 작은 문제는 기다려주되 아이의 독립적인 작은 성취에 대해서도 기특해하고 격려해 주면 도움이 된다. 학생이 되면서 엄청난 변화를 겪어내는 아이들을 기특해하고 격려해 주는 게 좋다. 적응 과정 동안 실수와 자잘한 문제들을 견디고 극복할 수 있게 옆에서 기다려주며 단체 생활에 필요한 인내와 희생, 배려를 소중하게 여겨줘야 한다. 다만 주의집중력 장애가 의심되면 적극적으로 전문가를 찾아 도움을 청해야 한다. 
 
조아랑 강동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부모가 아이에게 믿음과 표현하며 아이가 성숙한 방식으로 스스로를 사랑하는 법을 배워가는 과정을 일관되게 도와줘야 한다"며 "정서적 교감과 적극적인 지지는 아이의 바람직한 학교생활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주의집중력 장애, 우울 장애 등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질환이 의심되거나 학교 폭력 등 어른이 꼭 개입해야 할 문제가 생기면, 부모가 적극적으로 도와줄 것이라는 표현 역시 아이들의 건강한 학교생활에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초등학교 입학으로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으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나 틱장애, 분리불안장애 등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사진제공=뉴시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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