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경화기자] 최근 학부모들은 물론 사회적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 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치료와 관련해, 지나치게 학습능력과 학교생활 적응에만 초점이 모아지고 있는 것 같다는 우려가 전문의들에 의해 제기됐다.
◇(사진=홍보대행사 힐앤놀튼)
많은 경우 학교생활이나 학기 초 학부모 면담을 통해 자녀의 ADHD 증상을 발견하고 치료를 시작하게 되는데, 학부모들은 아이의 학교생활에 대해서만 노심초사하고 그 이후 활동에 대해서는 소홀한 경향이 있다는 지적이다. ADHD는 하루 중 특정 시간에만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 아니라는 것이 전문의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최상철 노원 디딤클리닉 원장은 “ADHD 아동은 긴장한 상태와 이완된 상태의 차이가 현저해 학교생활에서만 치료효과를 기대하다 보면 방과후 시간에 긴장이 풀어져 저녁, 취침 전까지 일상생활을 수행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며 "치료는 학교생활은 물론 방과 후에도 적절한 긴장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또 ADHD 질환과 치료 목적을 협소하게 이해하게 될 경우 항간에 퍼져 있는 ‘ADHD 치료제=공부 잘하는 약’이라는 편견을 강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호분 목동 연세누리소아청소년 정신과 원장은 “ADHD는 뇌의 전두엽 기능 이상으로 인해 산만한 행동과 부주의한 행동이 제어되지 않는 질환"이라며 "일차적으로 집중력 부족을 통한 학습능력 저하로 연결될 수 있지만 눈에 띄는 행동과 잦은 실수, 이로 인한 지적 등으로 친구 관계에 어려움을 느끼고 자존감에 상처를 받는 등 아이의 정서 발달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에는 학교에서도 또래와의 교류에 초점을 맞춘 다양한 방과후 수업이 활성화되고 있다는 점, ADHD 질환이 아이뿐만 아니라 가족 전체의 정신 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 등이 부각되면서 하루 전반에 걸친 ADHD 치료에 더욱 주목해야 한다는 게 의료진의 일치된 조언이다.
여진영 송파 디딤클리닉 원장은 “ADHD 치료는 매일매일 생활습관을 바로잡는 훈련이라고 보면 된다. 훈련이 일관되게 진행되지 않으면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전문의의 처방에 따라 필요한 치료를 아이의 성장과정에 맞춰 진행하고, 치료목적 또한 아이의 삶의 질 차원에서 접근하고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