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형석기자] 한국P2P금융플랫폼협회(이하 P2P협회)와 한국핀테크산업협회(이하 핀테크협회)가 통합 논의가 나와 핀테크 업계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최근 몇년간 핀테크시장이 급격히 커지면서 관련 협회의 출범이 이어지고 있지만 중복된 업무로 제대로 역할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두 협회가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한 상황에서 통합 논의는 이르다는 입장도 제기되고 있다.
26일 핀테크업체 한 관계자는 "양 협회를 통합하는 것도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P2P협회와 핀테크협회의 역할이 사실상 중복될 수밖에 없다"며 "범위가 큰 핀테크협회로 P2P협회가 흡수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최근 핀테크 관련 협회가 여러곳 설립되면서 협회 간 갈등과 역할 중복이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관련 협회는 3곳이나 된다.
가장 먼저 출범한 곳은 한국핀테크포럼이다. 이 협회는 지난 2014년 11월 출범한 이후 지난해 5월에는 미래창조과학부 승인받고 100개의 회원사가 가입을 했다.
하지만 지난 2월 이사진과 박소영 의장과의 갈등을 빚으면서 현재 협회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후 지난달에는 8퍼센트·테라펀딩·렌딧·빌리·어니스트펀드·펀다·피플펀드 등 P2P대출업체 7곳이 모여 P2P협회를 만들었다.
현재 P2P협회는 정관을 만들고 신규회원을 모집하기 위한 절차를 마련하고 있다.
지난 25일에는 핀테크협회는 지난 25일 서울 명동 전국은행연합회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공식 출범했다.
이처럼 관련 협회가 여러곳이 나타나자 핀테크업체는 여러곳에 중복 가입할 수밖에 없었다.
예를 들어 8퍼센트, 피플펀드, 빌리 등은 3곳 모두 가입을 한 상태다.
핀테크업체 한 대표는 "사실상 여러 협회에 가입하게 되면 한쪽은 활동을 적극적으로 할 수 없다"며 "차라리 핀테크산업을 키울 수 있는 대형 협회로 모이는 것이 효율적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아직 통합은 이르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들 협회가 아직 안착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통합을 시도하는 것을 맞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 첫 협회로 주목을 받았던 핀테크포럼이 내홍을 겪은 만큼 아직은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각 협회들이 힘을 키우기 위해 회원사를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각 업체 입장에서 보면 협회가 생기는 것은 찬성이나 자칫 협회 간 갈등으로 독이 될 수도 있는 만큼 협회의 안정화가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핀테크협회가 스타트업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대형은행 등이 가입한 것도 불안요소라는 지적도 있다.
최근 대기업의 스타트업 기술 빼돌리기로 논란이 있었던 만큼 협회가 핀테크 스타트업체를 적극적으로 대변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신한은행의 경우 영상대면을 통한 실명확인으로 계좌를 개설할 수 있는 시스템 '잇츠미(it’s me)'를 개발한 토마토파트너와 특허 침해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이승건 핀테크협회장도 "협회가 각 업체의 갈등을 중재할 필요는 없다"며 "우리의 역할은 국내에 핀테크생테계를 개척하고 발전시켜 핀테크업체가 해외에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왼쪽 사진)지난달 출범한 한국P2P금융플랫폼협회 회원사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지난 25일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한국핀테크산업협회 창립총회 사진. 사진/각 협회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