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드 껑충…브렉시트 우려 진정?

"국민투표 때까진 변동성 지속될 것"

입력 : 2016-04-27 오후 2:16:36
[뉴스토마토 어희재기자] 올해 들어 급락했던 영국 파운드화 가치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우려가 다소 완화되며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다만 국민투표 이전까지는 계속해서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유럽외환시장에서 파운드·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 상승한 파운드 대비 1.46달러까지 올랐다. 파운드·유로 역시 0.5% 상승해 유로당 0.77파운드에 거래됐다.
 
이날 파운드화 가치는 11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이는 국민투표 날짜가 결정되면서 브렉시트에 대한 우려감에 7년래 저점을 기록했던 2월26일(1.36달러) 보다 5.8% 상승한 것이다.
 
파운드화 가치가 최근 상승한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그동안 브렉시트에 대한 우려감이 과도했던 것이 재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 2월 영국의 EU 잔류와 탈퇴를 묻는 국민투표 날짜가 6월23일로 정해지는 동시에 정치인들의 브렉시트 지지 캠페인이 공식화되면서 브렉시트 우려는 고조됐다. 당시 많은 전문가는 브렉시트가 현실화될 경우 파운드 가치는 15% 급락할 것으로 전망했고 투자자들은 파운드 약세에 베팅했다.
 
그러나 이달 들어 영국의 EU 탈퇴 우려가 잦아들고 있는 것이다.
 
리차드 벤슨 밀레니엄 글로벌 인베스트먼트 매니징 디렉터는 “궁극적으로 브렉시트에 대한 가능성에 대해 많은 이들의 인식 변화가 파운드에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닐 존슨 미즈호은행 분석가는 “투자자들이 브리메인(Bremain, 영국의 EU 잔류)에 베팅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여론조사의 결과에도 이 같은 인식이 반영됐다. 텔레그라프의 여론조사 결과 EU 잔류 비율은 51%, EU 탈퇴는 43%로 집계됐다. 시장조사업체 콤레스(ComRes) 조사결과 역시 EU 잔류 지지자들은 51%로 종전보다 3%포인트 상승했다. 
 
아울러 지난 주말 영국을 방문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브렉시트 반대’를 강조한 것 역시 브렉시트 탈퇴를 저지하는 데 영향을 줬다.
 
영국 베팅사이트 벳페어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의 브렉시트 저지 캠페인 직후 영국 유권자들의 EU 잔류 지지율은 75%까지 올랐다.
 
파운드화 화폐의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모습. 사진/로이터
 
전문가들은 영국의 EU 잔류가 현실화될 경우 파운드화가 급격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바실레이오스 그키오나키스 유니크레디트 외환전략부 박사는 “영국이 EU 잔류를 택할 경우 파운드화는 랠리를 펼칠 것”이라며 “올해 하반기 가장 중요한 이벤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민투표 이전까지는 계속해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날 파운드·달러 환율 3개월간 변동성 비율은 12.5%를 나타냈다. 3개월래 고점(13.6%)보단 낮지만 여전히 높은 수치다.
 
그랜드 피터킨 롬바드오디에 매니저는 “파운드화 변동성에 대한 헷징 투자도 지속되고 있다”며 “투표를 앞두고 있는 한 파운드화의 변동성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어희재 기자 eyes4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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