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형석기자] 주요은행들이 올해 채용 인원이 지난해보다 상당폭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은행들이 아직 채용계획을 확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최근 3년간 주요은행의 채용규모 중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27일 국민은행,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농협은행, 기업은행, 우리은행 등 6개 은행권의 올해 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최근 5년 중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이들 은행이 확정한 올해 채용인원은 1000여명에 불과하다. 은행들의 평균 반기 채용 규모가 200명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나머지 은행들이 하반기에 모두 채용을 한다고 해도 그 규모는 총 2000명 수준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6개 주요은행의 연간 채용 규모는 2012년 3469명, 2013년 2722명, 2014년 2352명, 2015년 3039명 수준으로 올해는 최근 5년 중 최저 수준인 상황이다. 올해 6개 은행의 채용인원이 2000명 수준에 그치면 지난 2012년보다 42%가량 감소하는 것이다.
주요은행의 채용계획을 조사한 결과 국민·KEB하나·농협·기업은행은 상반기 채용을 실시하지 않거나 올해 채용계획을 수립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은행(
KB금융(105560))은 지난해 상·하반기 공채와 시간제 일자리를 포함해 870명을 채용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채용계획이 나오지 않았다. 앞서 국민은행은 지난 2012년 240명을 뽑았고 2013년과 2014년 각각 190명, 355명을 채용했다.
KEB하나은행(
하나금융지주(086790))도 지난해 하반기에만 500명을 뽑았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채용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앞서 KEB하나은행(구 외환은행 포함)은 지난 2012년 460명을 뽑았고, 2013년과 2014년에는 각각 519명, 118명을 채용했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외환은행과의 통합이후 대규모 채용을 진행했다"며 "이들 신입 행원이 영업일선에 배치된지 얼마되지 않은 만큼 상반기에는 채용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이밖에 지난해 각각 594명과 400명을 채용한 농협은행과
기업은행(024110)도 상반기에는 대졸 채용을 실시하지 않는다.
그나마 주요은행 중 올해 채용계획을 발표한 곳은 신한은행이 유일하다.
신한은행(
신한지주(055550))은 최근 올해 900명을 신규 채용한다고 밝혔다. 먼저 지난 12일부터는 일반직과 리테일서비스(RS)직을 채용하고 있다. 이는 최근 3년간 평균 채용인원보다 많은 숫자다. 앞서 신한은행은 2013년 400명을 채용한 데 이어 2014년(590명), 지난해(745명)을 뽑았다.
하지만 증가한 채용인원의 대부분은 경력단절여성(RS직), 사무인력 등 시간제 일자리 인력을 늘렸기 때문이다. 올해 일반직 채용 규모는 340명에 불과하다.
우리은행(000030)의 경우 지난 2월 개인금융서비스직군140명을 채용키로했지만 올 상반기에는 대졸 공채를 실시하지 않는다. 다만 다음달 특성화고 인재 채용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처럼 은행들이 채용을 주저하고 있는 이유는 실적 저조가 한 몫을 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지난해 국내은행의 당기순익은 3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2.6% 감소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몇년간 정부의 일자리 창출 압박에 은행들이 경단녀, 고졸채용 등을 통해 일자리를 늘렸다"면서도 "올 1분기 다소 순익이 증가했지만 최근 몇년간 실적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대규모 채용을 지속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의 경우 성과연봉제와 임금피크제 도입에 따른 인력관리의 어려움으로 다소 보수적인 채용을 실시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왼쪽부터)신한은행, 국민은행, KEB하나은행, 농협은행 본사. 사진/각사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