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구단들 "프로스포츠협회가 지자체 협조 이끌어내야"

프로스포츠협회, 창립 후 '프로스포츠 마케팅 워크숍' 첫 개최
협회 출범 후 첫 임무로 '지자체의 스포츠산업 이해 도모' 떠올라
협회 측 "아직은 업무 환경이 제한적"

입력 : 2016-04-28 오후 1:04:58
[태안=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사단법인 한국프로스포츠협회의 최우선 과제로 각 지방자치단체와 구단 사이 사전 업무 조율이 떠올랐다. 프로스포츠협회는 지난해 11월 출범한 국내 프로스포츠 구단 협의체로, 이제 막 본격적인 닻을 올린 단체다.
 
프로스포츠 7개 단체 62개 구단을 대표한 실무진들은 27일 충남 태안군 안면도 리솜오션캐슬에서 열린 '2016 프로스포츠 마케팅 워크숍'에 참석해  "프로스포츠협회가 각 구단과 연고를 맺고 있는 지방자치단체 담당자를 사전에 만나 유기적인 업무 진행이 이뤄지고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이는 지난해 12월31일 스포츠진흥법이 개정되며 프로스포츠 구단의 경기장 장기 임대와 경기장 시설 보수가 허용됐기에 가능한 요구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스포츠산업과 지자체의 협업을 도모하는 동시에 구단의 수익 개선과 스포츠산업의 자생력을 강화한다는 취지로 이러한 정책을 내놨다.
 
하지만 구단 실무자들이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온도에는 큰 변화가 없는 듯하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프로농구 창원 LG의 손종오 차장은 "구단은 지속해서 지방자치단체 담당자와 경기장 시설 보수 등의 협의를 하고 있다. 그러나 예산상의 문제를 포함해 2~3년간 협의를 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조금이라도 신속히 개선되려면 지자체 담당자가 구단이 왜 이런 시설 보수를 요청하는지 알아야 한다. 프로스포츠협회가 각 구단의 의견을 취합한 후 각 지자체와 협의하는 등 매년 지속적인 시설 개설을 주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프로배구연맹(KOVO)의 김대진 팀장 또한 "스포츠진흥법 개정에 따라 어느 정도 법적 테두리는 마련됐다. 그러나 각 지자체에서 근무하고 있는 담당 공무원들과 의사 결정권자들이 프로구단의 경기장 시설 활용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있지 않다"면서 "상호 간의 이러한 고민과 노력 없이 법적인 해결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가뜩이나 스포츠 시장이 열악한 국내 상황에서 흑자 구조로 가는 프로스포츠단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프로축구연맹의 김기범 팀장도 "단순 법 통과로는 아무 것도 이뤄지지 않는다"며 "실질적인 것들은 프로스포츠협회를 비롯한 단체들이 적극적으로 풀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책을 주도해 판을 깔아 놓은 문체부의 입장도 크게 다르지 않다. 문체부 관계자는 "좋은 법령과 법안이 있어도 지자체하고의 적극적인 설득 작업이 필요하다. 이런 것들을 프로스포츠협회가 해주길 바란다"면서 "상대방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통계자료가 많이 필요하다. 프로스포츠협회가 그런 것들도 잘 모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 스포츠 관계자에 따르면 프로스포츠협회의 1년 예산은 각 종목에 나눠주는 토토 수익금을 포함해 약 1500억원에 이른다. 이번 문화체육관광부와 프로스포츠협회 주최의 27~28일 1박2일 워크숍 행사에도 1억원이 넘는 금액이 투입됐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그러나 이러한 막대한 금액을 다루는 조직의 특수성에 비해 일할 수 있는 실질적인 인원은 부족한 상황이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프로스포츠협회 내부 관계자는 "전체 인원이 15명인 조직이라 지자체와 협의를 해나가기엔 인원이 부족한 게 사실"이라며 "사업부서에서 해당 업무를 추진해야 하는데 아직은 제한적인 것들이 있다. 출범한 지 얼마 되지 않아 TF 구성을 비롯한 여러 절차가 남아 있으니 당분간은 지켜봐 달라"고 답했다.
 
반면 행사에 참석한 프로스포츠협회 외부 관계자는 "보통 이런 성격의 단체는 구체적인 업무 추진이나 명확한 지침이 잡히지 않으면 보여주기 좋은 발표회나 워크숍 같은 행사를 자주 여는 경우가 많다"면서 "프로스포츠협회가 비교적 재정적으로 탄탄한 단체인 만큼 자칫 이러한 논란에 휩싸이지 않도록 중심을 잘 잡아야 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한편 프로스포츠협회는 지난해 11월 문화체육관광부 주도로 출범했다. 프로축구연맹·한국야구위원회·프로농구연맹·여자프로농구연맹·프로배구연맹·프로골프협회·여자프로골프협회 등 7개 단체가 모여 국내 프로스포츠의 저변확대와 스포츠 공정성 제고 등과 관련한 사업을 추진한다는 취지로 설립됐다.
 
임정혁 기자 komsy@etomato.com
 
◇지난 27일 충남 태안군 안면도 리솜오션캐슬에서 열린 '2016 프로스포츠 마케팅 워크숍'에서 프로스포츠 7개 단체 62개 구단 관계자들이 문화체육관광부 김종 차관의 주제발표를 듣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스포츠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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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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