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희석기자] 프랑스 정부가 보유 중인 르노자동차 주식을 매각한다. 중국과 합작으로 영국 힝클리포인트에 지을 예정인 원자력발전소 프로젝트 건설비용을 조달하기 위해서다.
프랑스 정부는 프랑스전력청(EDF)이 추진 중인 영국 힝클리포인트 원전 건설을 위한 자금 마련을 위해 보유중인 르노자동차 지분을 매각할 예정이라고 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가 관련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프랑스 정부가 르노 지분 판매에 나선 것은 돈 들어갈 일이 많기 때문이다.
힝클리포인트 원전 계획은 180억유로(한화 약 23조3600억원) 규모로 EDF와 중국 국영 광핵그룹(CGN)이 각각 건설비의 3분의 2와 3분의 1을 부담한다.
프랑스 정부는 국내 58개 원전의 수명도 기존 40년에서 50년으로 늘리는 계획을 추진 중이며 이를 위한 비용도 550억유로가 필요하다.
프랑스 정부는 370억유로에 이르는 적자 규모를 가진 EDF의 40억유로 증자 계획 중 4분의 3도 부담해야 한다.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원자력 기업 아레바 구제를 위해 50억유로 투자도 약속한 상태다.
프랑스 정부는 약 20%의 지분을 보유한 르노자동차 지분 매각으로 40억유로 이상의 자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해 4월 르노 지분 5% 정도를 추가로 사들여 19.7%를 보유한 르노의 최대주주가 됐다. 당시 르노 주가는 주당 88유로로 매입에 총 12억 달러가 들었으나 이달 현재 주가는 주당 85유로에 머물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르노자동차 지분 외에 유럽 최대의 항공·방위 부품제조업체 사프란 주식도 올해 안에 팔 계획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정부는 사프란 주식 15.4%를 보유하고 있으며 약 30억유로의 가치가 있다.
니스와 리옹의 공항도 판매 대상에 포함됐다. 판매 금액도 기존 15억유로 규모에서 18억유로로 상향 조정됐다.
FT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는 르노자동차 외에 77개 회사의 주식도 판매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투자기관인 국가참여관리청(APE)을 통해 엔지, 탈레스, 푸조, 에어버스, 오렌지 등 여러 회사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 가치는 600억유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경제장관 에마뉘엘 마크롱은 이달 초 "니체와 리옹의 공항을 판매하는 것 외에 '다른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프랑스 정부가 보유한) 14%의 푸조 지분의 가치는 수백만 유로에 달한다"고도 말했다.
유희석 기자 heesu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