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18~19일 EU정상회의…브렉시트 막을까

영국·EU 합의 불발 시 EU 붕괴 전망도 제기

입력 : 2016-02-16 오후 4:13:26
오는 18부터 이틀간 열릴 유럽연합(EU) 정상회의를 앞두고 영국의 EU 잔류와 탈퇴에 대한 불확실성이 극에 달하고 있다. 영국이 요구하고 있는 개혁안에 대한 초안 논의부터 양측이 마찰을 빚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만일 이번 회의에서 합의하지 못할 경우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가 현실화되며 이는 곧 EU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제기하고 있다.
 
영·프 양정상 초안 논의했으나 합의 실패
 
1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데이비드 캐머런
(좌) 영국 총리와 프랑수아 올랑드(우) 대통령이
논의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영국 가디언은 1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브렉시트’ 저지 관련 안건 초안에 대해 논의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전했다.
 
양 정상은 해당 초안의 역할에 대해서는 합의했지만 영국의 개혁과 EU 요구 조건 등 세부적인 사항에서는 결론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가디언은 덧붙였다.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양측은 브뤼셀에서 최종적인 결론을 내릴 ‘정치적 의지’는 있지만 경제적인 지배구조(governance)를 중심으로 할 일이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오는 18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릴 EU 정상회의를 앞두고 캐머런 총리와 도널드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브렉시트 저지 합의’ 초안에 대한 EU 회원국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지난 5일부터 EU 국가를 순방하고 있다. 영국과 EU 정상들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최종 합의를 끌어내겠다는 목표다.
 
영국과 프랑스의 합의가 무산되자 도널드 투스크 상임의장은 이날 ‘브렉시트’ 저지를 위한 협상에 대해 “EU의 붕괴 위험이 현실화되고 있다”며 “협상은 위태로운 상황으로 조심스럽게 이뤄져야 한다”고 트위터에 글을 남겼다.
 
투스크 의장은 “한 번 깨진 것은 고칠 수 없다”며 “18~19일 회의에서 회원국들의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캐머런 총리는 오는 6월23일 브렉시트의 찬반에 대한 국민투표를 시행하기 위해 이번 회의에서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가디언은 영국과 프랑스 정상간의 합의가 불발되면서 EU 회의에서 최종 합의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은 불확실성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캐머런 개혁안, EU·영국 강경론자 마음 돌릴까
 
합의 결과가 불확실한 이유는 ‘영국의 EU 잔류’를 위해 제시된 캐머런 총리의 개혁안에 대해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은 EU 회원국이지만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미가입국가로 재정적인 면에서 영국의 자율권 확대를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캐머런 총리는 EU가 영국과 같은 비유로존 국가가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방대한 개혁’을 주장했다.
 
캐머런 총리의 개혁안은 영국으로 이주한 EU 시민권자가 영국에서 근로하면서 기여금을 내야 근로 기반 복지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한 ‘EU 이주민 복지 혜택 제한 조건’과 EU 제정 법률 거부권, 비유로존 국가의 시장 접근을 보장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달 초 EU 집행위원회는 해당 초안의 일부를 받아들이면서 ‘브렉시트’ 반대 의사를 명확히 해 양측이 합의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그러나 EU 각국 정상들은 캐머런 총리의 개혁안이 균형을 잃었으며 불공정하다고 비판하면서 합의 가능성은 원점으로 돌아왔다.
 
가디언은 “스페인 등 EU 각국은 이주자의 복지혜택제한에 대해 EU의 강경한 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영국 이주민 대부분인 동유럽권 국가의 동의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또 만약 합의한다고 해도 캐머런 총리가 영국 내 강경론자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압도적으로 높았던 영국인들의 EU 잔류 비율이 올해 들어 꾸준히 줄어들고 있는 추세라 불확실성은 더 크다.
 
영국 ITV뉴스에 따르면 시장조사기관 콤레스(ComRes) 조사 결과 지난달 보다 브렉시트 찬성률이 높아졌다. 지난달 브렉시트 반대는 54%, 찬성은 36%로 집계돼 EU 잔류 지지 비율이 절반을 넘었으나 이날 집계에 따르면 브렉시트 반대는 49%, 찬성은 41%로 브렉시트 지지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BBC 방송은 캐머런 총리가 영국 내 브렉시트를 원하는 강경론자들에게 EU 잔류를 위한 설득에 나서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어희재 기자 eyes4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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