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세연기자] 극심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중소기업 대출만기 연장제도'가 오히려 대출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정부의 정책자금 융자규모는 오히려 1조원 가량 줄어 내년 중소기업의 자금사정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6일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김성회 의원은 지경부로부터 보고받은 중소기업청의 '중소기업 대출 만기연장 시행 점검 자료'를 분석한 결과 "만기연장이 과거에 비해 어려워졌다는 중소기업 의견이 지난해에 비해 2배이상 늘어났다"고 밝혔다.
중소기업 대출 만기연장제도는 올해 2월19일부터 모든 금융기관에서 올해말 만기가 도래하는 중소기업관련 보증과 대출에 대해 만기를 연장해 주는 제도다.
자료에 따르면 특히 만기연장이 이전보다 어려워졌다고 답한 중소기업 의견은 지난해 30.7%에서 65.4%로 2배이상 늘어났고 심사기준과 담보요구도 과거에 비해 강화되며 전반적인 대출여건이 악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중기대출 만기연장을 신청한 기업은 지난 2분기 310개에서 3분기 389개로 25.4%가 증가했고, 대출만기 연장을 신청한 기업중 대출 이자액 연체 규모가 지난 5월 82만원에서 지난 8월 1338원으로 15배 급증해 중소기업의 부담은 더욱 늘어난 모습이다.
반면 중소기업청의 내년도 정책자금 예산은 올해 4조2555억원(추경포함 5조8555억원)에 비해 1조1000억원가량이 줄어든 3조1355억원에 그쳐 정부의 중소기업 경영지원 방안은 크게 줄었다.
김 의원은 "내년에 만기 도래하는 중기 연장 만기대출 제도 이후 시중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지 못하는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충분한 정책자금 융자 예산이 마련돼야 하지만 정부가 제대로 된 현황파악도 하지 못한 상황에서 내년도 지원예산마져 축소해 연쇄부도와 폐업사태를 방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식경제부는 국감자료를 통해 올해 8월말까지 부도를 맞은 중소기업수가 975개로 연중 최저를 기록하는 등 상황이 개선됐다고 보고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부도율이 떨어진 이유는 정부의 중기대출 만기연장과 정책자금 융자규모가 늘어난 일시적 현상"일뿐이라며 "올해로 끝나는 중기대출 만기연장 이후 나타날 중소기업 자금의 유동성 부족문제는 더욱 심각한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정책 시행후 실제 중소기업이 느끼는 경영애로는 커졌음에도 지경부는 부도나 폐업을 신고한 중소기업의 만기연장 현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본연의 임무를 소홀히하고 있다"고 질책했다.
뉴스토마토 김세연 기자 ehous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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