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어희재기자] 지난달 산유량 동결을 위해 머리를 맞댔던 산유국들이 실제로는 증산하면서 산유량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내달 예정된 산유국 회의에서도 동결이나 감소 등 원유 시장의 수급 개선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다고 우려했다.
2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로이터통신 조사 결과 지난 4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원유 생산량은 일평균 3264만배럴로 전월보다 17만배럴 증가했다. 지난 1월 역대 최대치였던 3267만배럴과 비슷한 수준이다.
CNBC는 쿠웨이트의 석유 민간 기업이 사흘 동안 파업에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이란과 이라크에서 산유량이 급격하게 늘어난 것이 전체 산유량 증가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1월 경제 제재가 해제된 후 이란의 4월 산유량은 급격하게 늘어났다. 잃어버렸던 시장 점유율 회복을 위한 공격적인 증산에 나선 것이다. 지난달 이란의 산유량은 340만배럴로, 경제 제재가 단행되기 이전(350만배럴)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또 지난해 가장 빠른 증산 속도를 나타냈던 이라크 역시 산유량이 증가했다. 특히 남부지역의 원유 생산이 늘어나면서 지난달 산유량은 월간 기준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 밖에 아랍에미리트와 나이지리아, 베네수엘라의 산유량도 늘어났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으로 전월보다 3만배럴 늘어난 1018만배럴을 기록했다. 걸프타임즈는 사우디의 경우 국영석유기업 아람코의 기업공개(IPO)와 함께 비 원유 수입을 늘리겠다고 밝히면서 산유량 증산 속도가 다소 완화됐지만 올 하반기 추가적으로 산유량을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동결 합의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산유량이 늘어나면서 지난달 약 20% 가까이 상승했던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이틀 동안 약 3% 내렸다.
원유시장 컨설팅 애널리스트는 “산유국들의 증산 소식은 최근 유가의 강한 추세를 반전시킬 만큼은 아니나 확실히 가격 하락을 부추길 수 있다”고 말했다.
CNBC는 지난달 합의도 무산된 가운데 내달 3일에 비엔나에서 열릴 OPEC 회의 전망도 밝지 않다고 지적했다.
어희재 기자 eyes4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