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폭탄' 뇌동맥류 중년여성에 집중

생존해도 영구 후유증 유발…조기진단으로 관리해야

입력 : 2016-05-04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최원석기자] 뇌혈관 벽이 풍선처럼 비정상적으로 부풀어 오르는 뇌동맥류는 중년 여성들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폐경 이후 호르몬의 영향으로 남성보다 발병률이 높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을 앓고 있으면 조기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뇌졸중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5년 44만2000여명으로 2011년(43만6900여명) 대비 1% 증가했다. 뇌졸중은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거나 터져서 뇌 손상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정신기능 이상, 사지 마비의 증상을 일으킨다. 뇌졸중 중에서 혈관이 터져 발생하는 출혈성 뇌졸중은 뇌동맥류 파열을 꼽을 수 있다.  
 
뇌동맥의 폐쇄 및 협착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5년 9만900여명으로 2011년(5만800여명) 대비 54% 증가했다. 2015년 기준 여성 환자가 4만1000여명으로 남성 환자 2만8000여명 대비 1.4배 많았다. 여성 환자 중에선 50대 이상에서 환자수가 급증했다. 50대 이상 여성 환자는 전체에서 57% 비중을 차지했다. 
 
뇌동맥류가 중년 여성에게 많은 이유는 폐경 이후 호르몬 감소 때문으로 추정된다. 의료진은 폐경 이후 혈관을 보호하는 에스트로겐 호르몬의 감소를 요인으로 꼽는다. 
 
뇌동맥류는 전체 인구의 1% 정도에서 발견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혈관벽의 일부가 약해지면 혈관벽이 늘어나 꽈리모양으로 부풀어 오르게 된다. 동맥류가 파열되면 뇌출혈을 일으키게 된다. 일단 파열되면 높은 사망률을 보이는 무서운 질환이다. 뇌동맥류가 파열되면 약 30%는 병원 도착 전에 사망하게 되며, 약 30%는 병원 입원 중 혹은 치료 중에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생존해도 영구적인 후유장애를 남긴다. 
 
파열되기 전까지는 특별한 증상이 없어서 환자가 뇌동맥류에 문제가 있는지 인지하기 어렵다. 다만 크기가 커지면 뇌조직 또는 뇌신경에 압박을 가해 구토와 함께 갑자기 발생하는 극심한 두통을 겪게 된다. 투통은 진통제 등 일반적인 약물 치료에도 반응하지 않는 특징을 보인다. 갑작스런 의식 저하가 나타나거나 마비나 눈꺼풀 감기는 증상을 나타내기도 한다. 
 
뇌동맥류는 증상이 없다가 갑자기 파열돼 생명을 위협하거나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게 되므로 파열되기 전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뇌동맥류가 파열되기 전에 뇌혈관CT, 뇌혈관MRI 등 건강검진을 통해 발견된다면 뇌출혈이나 뇌경색을 예방할 수 있다.
 
뇌동맥류 환자는 고혈압 등 만성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가 많다. 고준석 강동경희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전체 환자의 46% 정도가 고혈압이 있고 당뇨(13%), 고지혈증(5%) 순으로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고혈압은 뇌동맥류 파열과 연관이 가장 큰 기저질환으로 혈압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며 "미리 뇌동맥류 검사를 통해 파열 전 발견해 수술을 시행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말했다.
 
뇌동맥류는 수술만이 유일한 치료법이다. 뇌동맥류의 크기, 위치, 모양, 환자의 나이 및 상태 등 여러 상황을 고려해 적절한 치료법을 선택해야 한다.
 
고준석 교수는 "뇌동맥류는 파열되기 전 미리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수술 기술의 발전으로 치료 효과가 매우 향상됐기 때문에 조기 검진을 통한 발견과 전문의와 상담을 통한 적절한 치료법의 선택이 중요하다"고 밝혔다.(도움말=강동경희대병원)
 
◇뇌혈관 벽이 부풀어 오르는 뇌동맥류는 50대 이상 중장년 여성들에게 흔하다. 사망률이 높고 생존해도 심각한 후유증을 남겨 조기진단이 중요하다.(사진제공=뉴시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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