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기자]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가 시즌 7호 홈런을 터뜨리며 또 한 번 장타력을 뽐냈다. 아메리칸리그 신인 가운데 가장 많은 홈런을 쳐낸 가운데 메이저리그 전체를 놓고 봐도 수준급 순위를 형성하고 있다. 지난해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 이어 한국인 타자로 메이저리그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박병호는 4일(한국시간) 텍사스 주 휴스턴의 미닛 메이드 파크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원정 경기에 6번 지명 타자로 선발 출장해 4타수 1안타(1홈런) 1타점 1삼진을 기록했다. 유일한 안타를 시즌 7호 홈런으로 장식한 박병호는 타율 2할 5푼(76타수 19안타)을 그대로 유지했다.
앞선 2회초와 4회 두 타석에서 각각 중견수 뜬공과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난 박병호는 3-6으로 뒤진 6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 들어섰다. 상대 선발 투수 콜린 맥휴의 7구째 시속 91마일(약 146km/h)짜리 포심 패스트볼을 제대로 밀어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겼다. 2층 관중석으로 향하는 대포였다. 지난 1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홈 경기 이후 사흘 만에 터진 아치였다. 박병호에게 홈런을 맞은 맥휴는 지난해 메이저리그 19승을 기록한 수준급 투수다.
이 한 방 이후 미네소타 구단은 트위터에 "박병호가 아메리칸리그 신인 홈런 부문 선두로 올라섰다"고 축하했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 처음 입성한 선수 가운데 아메리칸리그에서 지금까지 가장 많은 홈런을 친 것이다. 국내 KBO 리그에서 11년간 뛴 뒤 올해 미국에 입성한 까닭에 엄밀히 말하면 '신인'이라 말할 수 없는 박병호지만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리고 있는 것만큼은 틀림없다.
박병호가 신인들의 순위에서만 돋보이는 건 아니다. 박병호는 아메리칸리그 홈런 부문 공동 4위로 올라섰다. 공동 1위인 로빈슨 카노(시애틀 매리너스)와 조시 도날드슨(토론토 블루제이스·이상 9개)을 불과 2개 차로 따라붙었다. 내셔널리그를 포함한 메이저리그 전체를 따져도 1위 놀란 아레나도(콜로라도 로키스·11개)에게 4개 뒤진 공동 12위를 달리고 있다. 아직 4일 경기가 다 끝내지 않아 순위는 바뀔 수 있다. 팀 내에선 2위 그룹에 4개 앞선 1위다.
지난해 8월 강정호의 두드러진 활약을 본 클린트 허들 피츠버그 감독은 "강정호가 이전 팀에선 5번 타자였다는데 그럼 4번은 도대체 누구냐"며 놀라워했다. 흔히 메이저리그에선 5번보다 4번에 더 파괴력 있는 선수를 놓는데 허들 감독은 강정호보다 더 잘 치는 타자가 누군지 궁금해한 것이다. 그 4번의 주인공인 박병호는 허들 감독의 궁금증을 실력 하나로 제대로 풀어주고 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박병호가 4일 열린 휴스턴전에서 6회초 시즌 7호 홈런을 터뜨리고 있다. 사진/로이터·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