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왼쪽)이 2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의 한 호텔에서 이란 2위 자동차 생산업체인 SAIPA 메흐디 자마이 회장과 만나 자동차 사업에서 전략적으로 협력해 나가기로 한 뒤 악수를 나누고 있다.(출처 : SK)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재계 총수들이 ‘기회의 땅’ 이란에서 소기의 성과를 안고 돌아온다. 이들은 이번 출장길에서 중동 최대 내수시장인 이란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 기회를 타진했다. 사업 협의 단계를 넘어 수주 성과도 엿보인다.
4일 재계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방문 경제사절단에 동행한 최태원 SK그룹 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구자열 LS그룹 회장 등이 이날 귀국한다. 계열사 사장단을 이끌고 현장 지원했던 총수들은 제조업, ICT, 자원개발 등 다양한 분야의 사업 기회를 확대했다.
최태원 회장은 NIOC(이란 국영석유회사) 로크노딘 자바디 CEO 겸 이란 석유부 장관과 만나 SK와 NIOC간 자원협력 방안을 협의했다. SK는 이란에서 원유 및 콘덴세이트(초경질 원유)를 수입해왔다. SK는 또 이란 2위 자동차 생산업체인 SAIPA와 자동차 연관 비즈니스에 대한 포괄적 협력 내용의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
SK텔레콤은 사물인터넷 기반 사업협력을 위해 이란 에너지부, 국영 가스공사와 각각 MOU를 체결했다. SK 관계자는 “이번 협력으로 기존 화학제품 등 주력 수출 상품 외에도 ICT와 스마트카 등 비즈니스 영역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GS건설은 24억달러가량의 사우스파스 가스 프로젝트에 재진출한다. 해당 사업은 이란 경제 제재로 중단된 바 있다. GS건설은 이란 산업광물통상부 산하 기관인 IDRO와 프로젝트에 대한 MOU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GS건설은 총 80억달러의 프로젝트에 참여해 약 24억달러의 수주잔고를 확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완경 GS글로벌 사장과 하영봉 GS에너지 사장도 이번 출장길에 참여했다. GS글로벌은 현지 지사를 이용한 수출 확대 방안을 모색했다. GS에너지는 충남 보령에 건설 중인 LNG(액화천연가스) 인수 기지에 사우스 파스 프로젝트에서 액화 처리될 LNG 수급을 검토하기로 했다.
포스코는 현지 철강사와 파이넥스 일관제철소 건립을 위한 후속 논의를 이어갔다. 앞서 포스코는 지난 2월 이란 철강사인 PKP와 160만t 규모의 일관제철소를 건설하는 합의각서(MOA)를 체결했다. 내년 상반기 착공해 2단계에 걸쳐 공사를 진행한다. 포스코는 이번 프로젝트를 발판으로 급증하는 현지 철강 수요에 대응할 방침이다.
구자열 회장은 LS전선, LS산전, LS엠트론 등 사장단과 함께 현지 비즈니스포럼에 참석해 사업 파트너들을 만났다. LS산전이 현재 이란에 전력기기 등을 수출하고 있다. LS 관계자는 “이란 역내 전력 인프라가 대규모 확대될 것으로 보고, 신규 프로젝트 등 여러 사업 진출 기회를 찾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정부는 이번 이란 경제사절단이 역대 최대 규모인 52조원대의 MOU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물론 이는 구속력이 없는 포괄적 합의에 불과하다. 때문에 향후 본계약 등 구체적인 수주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 민·관 합동의 현지 수주 활동을 적극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