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1년 기획)이승건 핀테크협회장 “한국의 ‘웰스프론트’ 육성”

(핀테크시대 도래)100개사 참여 협회 초대 회장…“규제, 네거티브로 바뀌어야”

입력 : 2016-05-11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김보선기자] “웰스프론트의 로보어드바이저, 렌딩클럽의 개인간(P2P) 금융, 트랜스퍼와이즈의 환전 매칭 서비스는 대표적인 핀테크의 혁신 기술입니다. 국내에서도 핀테크 기업이 사업 본질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성공적 모델을 지원할겁니다.”
 
지난달 25일 공식 출범한 한국핀테크협회(이하 핀테크협회) 초대 회장을 맡은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사진)는 지난 10일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국내 핀테크 산업은 새로운 성장 모멘텀이 나타나는 도입기다. 관련 산업이 이미 성숙기에 진입한 영국과 미국 핀테크 업체들은 자국 시장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해외로 진출도 활발해지고 있는 시기다.  
 
“산업간 융합이 잘되는 핀테크 생태계를 만들자는 게 우선적인 목표입니다. 협회 구성원이 스타트업에만 머무는 게 아니라 금융사와 금융당국, 이종 사업자까지 포괄하고 있는 이유죠.”
 
핀테크협회 회원사는 핀테크 스타트업뿐 아니라 기업은행, 우리FIS 등 금융기관을 포함한 100여곳이다. 
 
실제 많은 금융사들은 최근 핀테크 회사와의 제휴에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역량있는 핀테크 스타트업이 어디인지 옥석을 가리는 정보는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 금융당국 또한 산업 발전을 위해 필요한 정책을 실무적으로 파악하려면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게 필수다. 핀테크협회는 이같은 다양한 수요의 창구 역할을 해 나갈 방침이다.
 
 이 회장은 혁신적인 핀테크 모델로 ‘기술 혁신’, ‘탈 중개화’, ‘자금 유통 혁신’ 등 세 가지를 꼽았다. 
 
“무엇보다 기존 오프라인 영업망을 가진 전통 금융기관이 하기 힘든 기술혁신이 필요합니다. 투자 영역에서 로봇의 능력을 활용하는 미국 웰스프론트(Wealthfront)와 베터먼트(Betterment)의 로보어드바이저가 대표적이죠.”
 
핀테크의 탈 중개화 모델에는 P2P 금융이 있다. 이 회장은 “기존에 대출자와 투자자 사이에서 중개를 하며 차익을 내는 중개자 역할이 없어지면서 전통적인 금융 유통 경로가 없어지는 게 탈 중개화”라며 “렌딩클럽(LendingClub) 등이 우수한 사례”라고 소개했다. 
 
자금 유통 혁신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블록체인을 통한 해외송금이 이뤄지는 등 기존의 자금 유통 방식이 획기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일례로 트랜스퍼와이즈는 돈을 환전해서 보내는 대신, 상대 국가에서 환전을 원하는 사람을 찾아 매칭시키는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트랜스퍼와이즈(TransferWise)는 영국의 대표적인 핀테크 기업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개인간 해외송금 업무를 제공한다. 
 
핀테크 육성을 위한 정책적 지원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이 회장은 “현재의 ‘포지티브’ 규제 방식이 ‘네거티브’로 바뀔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포지티브 규제에서는 기존에 미리 정의된 사업 모델만 허용되고, 이에 조금만 벗어나도 사업을 할 수 없기 때문에 꼭 안되는 것만 정해 놓고 나머지를 풀어주는 네거티브 규제일 때 기업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더 샘솟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금융당국은 은행 고유 업무였던 해외송금 등 외국환거래를 핀테크 업체들도 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다. 하지만, 이들은 현실적으로 은행을 통해야만 하는 단서들이 남아있는 만큼 실질적인 사업 플레이어로 나서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입장이다. 
 
이승건 회장이 대표직을 맡고 있는 비바리퍼블리카는 지난 2013년 설립돼 간편송금 서비스인 ‘토스(Toss)’를 운영하고 있다. 토스는 지문인식만으로 수초 만에 송금을 마칠 수 있는 서비스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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