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희석기자] 북한이 한국과 일본을 사정권에 두는 중단거리 미사일에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과 한국 등의 대북정책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미국과 한국의 정보당국이 고위급 탈북자, 북한이 공개한 선전사진, 북한의 핵과 미사일 발사 실험 등으로부터 얻은 자료를 종합해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2013년부터 일부 정보당국에서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에 핵탄두를 실을 수 있는 충분한 기술을 확보했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워싱턴과 서울의 정보당국이 이 같은 관점에 대해 더 큰 확신과 의견 일치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미국과 한국 정부는 북한에 대한 이런 평가에 대해 공식적으로 말하는 것을 거리고 있다고 NYT는 덧붙였다. 북한의 핵무기 기술 발전에 대해 공개적으로 인정하는 것이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부추기거나 힘을 실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NYT는 북한이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까지는 아직 수년이 더 필요할 것으로 전문가들의 의견을 빌어 전망했다.
북한의 핵기술이 계속 발전하면서 기존 대북정책의 효과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오바마 정부가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불러내는 '전략적 인내' 정책을 추구하면서 비핵화를 요구했지만 계속 거부당했기 때문이다.
NYT는 "(북한의 중단거리 미사일 핵탄두 탑재 가능으로) 미국과 한국 등 동맹국의 대북전략이 시험대에 올랐다"며 "미군은 북한의 새로운 능력 때문에 아시아 전략을 재고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그 후임자가 현재 북한의 핵기술이 도달할 수 없는 곳에 새로운 '레드 라인'(한계선)을 그을 지 아니면 기존에 계속된 것처럼 북한을 자극해 넘을 수 밖에 없는 레드 라인을 다시 그을 지가 의문"이라고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에게 핵 문제 관련 조언을 했던 개리 새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정책 조정관은 "전략적 인내 정책이 북한의 셈법을 바꾸는데 실패했지만 그 결과가 더 많은 미사일 방어체제 구축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북한이 지금 하고 있는 것을 멈추게할 프로세스가 플요하다"고 말했다.
NYT는 북한 붕괴를 우려하는 중국의 태도도 북핵 문제 해결에 여전히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 1월 북한의 핵실험 이후 전 세계 항구에서 북한 석박을 봉쇄하는 등의 제재 조치가 발효됐지만 제제를 더 강화하기 어렵고 중국의 원유운반선을 막는 요청도 없었다.
새모어 전 조정관은 "중국은 여전히 북한이 붕괴해 한국군, 미국과 국경을 마주하는 것에 대해 걱정한다"고 말했다.
유희석 기자 heesuk@etomato.com